앵커: 북한에서 빠듯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약에 손대기 시작한 대학생들이 요즘에는 상습 복용해 신성한 대학가의 물을 흐리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대학생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마약운반에 손을 대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주민들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연락에서 "청진 농업대학과 심지어 청진의대 학생들 가운데 돈을 좀 쓴다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마약 밀거래를 하고 있다"며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공공연히 빙두(얼음)을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함경남도의 것은 질이 안 좋아서 안 팔리고 평양 상원에서 들어온 얼음이 완전히 퍼져가지고..."
소식통은 "집에서 생활비를 받지 못하는 20대 초반의 직통생(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생이 된 학생)들은 배가 고파 공부를 포기할 형편에 몰렸다"면서 "처음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조금씩 손을 대던 학생들이 이제는 주요 마약 운반자로 전락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주는 식사 질이 한심한데다, 교과서나 학습장도 모두 자체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적어도 30만원(미화 30달러) 가량의 생활비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목돈을 마련할 길이 없는 대학생들은 주말을 이용해 마약 산지인 함흥이나 평성으로 이동해 열차로 나르고 있다는 겁니다.
평성시와 함흥 등에서 암암리에 제조되는 빙두를 국경지방으로 운반해 적지 않은 차익을 남긴 학생들은 대부분 빙두를 흡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이 부족한 학생들이 어떻게 마약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빙두를 팔기 위해선 등급을 판별해야 하는데 그러면 자연히 마약을 흡입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학생들은 시험기간에 주로 빙두를 흡입하는데 일단 연기를 쏘이면 3~4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공부에 열중할 수 있다고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빙두가 중독성이 강하지 않아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안심하는 편이지만, 실제로 마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인체에 막대한 해를 준다고 의료 계통의 또 다른 북한 주민은 말했습니다.
최근 국경지방에 출장 나온 북한 의료계 종사자는 "며칠 전에 마약 중독자가 찾아와 영양보충을 위해 링게르(링거)를 놓아달라고 해서 시도해보았는데, 혈관 속으로 주사액이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마약 환자가운데 동맥경화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에서 확산되고 있는 결핵환자의 상당수가 마약 상습자들로, 이들은 불면과 식욕감소, 영양결핍으로 여러 가지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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