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마약으로 화학비료밀수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주민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의 동영상.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주민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의 동영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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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중국밀수꾼들에게 마약을 넘겨주고 대신 화학비료를 들여오고 있다고 북한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대량의 마약이 밀수출되는데 대해 보위부 간부들조차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중국 마약밀수업자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마약밀수에 나서고 있다고 북한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산 마약인 얼음(필로폰)을 넘기고 대신 화학비료를 넘겨받고 있다는 건데 중국정부가 북한에 20만 톤의 화학비료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어 큰 파문이 예상됩니다.

최근 수차례 연락이 닿은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소식통은 “군인들의 차량이 줄을 지어 삼지연군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들어 갈 때에는 빈차로 가지만 나올 때에는 화학비료를 가득 싣고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군대의 차량이 화학비료를 실어 나르는데 동원된 것과 관련해 소식통은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또 군인들의 차량이 아침 일찍이 삼지연군을 향해 떠났다 오후에야 비료를 싣고 나오고 있다며 비료는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열차차량에 옮겨져 전국으로 수송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에 살고 있는 소식통도 “국가보위부가 중국 마약상인들에게 마약을 주고 대신 화학비료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은 주변의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4월 중순경부터 5월 초까지 중국정부가 20만 톤의 비료를 무상으로 원조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절대적인 비료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보위부가 직접 마약을 가지고 비료밀수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그렇게 많은 세관들을 두고 왜 하필 삼지연군을 통해서 비료가 나오겠냐?”며 “공개적인 무역이라면 보위부가 할 필요도 없고 보위부가 대량으로 비료를 들여올 까닭은 더욱 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지연군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안도현 일대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무인지경이어서 밀수에 맞춤한 곳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개인들이 마약을 밀매할 때에는 1그램 당 중국인민폐 120원을 받는데 현재 국가보위부가 중국마약상인들과 체결한 가격은 1그램 당 인민폐 70원으로 알고 있다며 가격은 많이 눅(싸)지만 대신 대량으로 들여보낼 수가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지금의 마약밀수를 놓고 국가보위부 간부들속에서도 “이번엔 정말 대방을 제대로 잡았다”는 말이 돌고 있는가 하면 일부에선 “이러다 정말 일이 커지지 않겠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위부가 밀무역으로 들여오는 화학비료는 중국 길림성에서 제조한 50kg 포장의 ‘복합비료’라면서 겉면에는 강냉이와 보리가 그림으로 새겨져 마음만 먹으면 중국 정부가 추적하기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