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국가보위부에 구금되었던 보안원이 탈주하면서 당국을 뒤흔든 사건이 양강도 혜산시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마약밀거래에 깊숙이 관여한 보안원인데 중국으로 도주하려다 끝내 체포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보위부의 비밀감옥을 탈출한 보안원이 중국으로 도주하려다 다시 체포되는 사건이 양강도 혜산시에서 있었습니다. 보안원의 탈출로 한때 양강도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6월 5일에 긴급 수사포치(지시)가 내려졌던 서준호가 닷새 만에 체포됐다”며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국경경비대에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 보안부 소속 ‘연풍분주소(파출소)’ 지도원이었던 서준호는 지난 5월 25일, 마약밀매 혐의로 긴급 체포되어 혜산시 화전리의 산골짜기에 위치한 국가보위부 비밀감옥에 수감되었다고 합니다.
서준호가 어떤 경로로 보위부 감옥을 탈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6월 5일 새벽에 탈출을 감행했고 탈출 즉시 모든 인민반들에 그의 인적사항이 담긴 긴급수사지시문이 내려왔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화전리에 있는 국가보위부 비밀감옥은 정치범수용소에 보낼 중한 죄수들만 수용하는 비밀감옥으로 이곳을 탈출한 서준호는 수사포치 닷새 만에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려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를 잘 알고 있다는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서준호는 호위총국에서 군사복무를 한 후 ‘김정일 인민보안대학’을 졸업했다”며 “혜산시 인민보안부에 배치된 지 1년밖에 안 되는 전도양양한 젊은이”라고 말했습니다.
결혼 한지 1년밖에 안됐고 돌도 지나지 않은 어린 딸 한 명뿐인 그가 위험한 마약거래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마약밀매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서준호는 보위사령부의 마약밀매를 방조할 데 대한 상부의 지시를 받고 그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던 과정에 중국마약밀매업자들을 알게 됐고 그들을 통해 직접 개인적으로 마약밀매에 휘말려들게 됐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호위총국 제대군인으로 당국의 조직적인 마약밀매에 직접 관여한 서준호가 중국이나 한국으로 탈출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서준호 체포 작전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그는 국가보위부 비밀감옥에서 멀지 않은 산속에 닷새 동안이나 은신해 있다가 중국으로 도주하려고 6월 10일 새벽, 압록강으로 접근하던 중 국경경비대에 체포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