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회령 시에서 마약사범 공개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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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한동안 뜸하던 공개처형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최근 북한 회령시에서 마약사범에 대한 공개처형이 단행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사법당국이 대량의 마약거래 혐의로 주민 1명을 공개처형한데 이어 16명의 주민들을 징역형에 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밖에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도 마약사범 2명을 곧 공개 총살할 것 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8월 5일 오후 1시 회령시 남문동에 위치한 양어장 부근에서 공개재판이 열렸고 곧이어 총살형이 있었다”며 “회령시 주민들과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다 모인 가운데 범인 1명을 처형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 당국은 5일 아침, 각 인민반과 공장, 기업소들을 통해 공개처형이 있다는 소식을 불시에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관장들과, 인민반장들이 책임지고 주민들은 물론 회령시 각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 조직적으로 지정된 장소에 모이도록 포치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수업 중에 있는 중학생들까지 공개처형 장소에 끌어 낸 것은 중학생들 사이에 마약중독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날 공개 처형된 주민 최 모(45)씨는 함흥시 흥남구역에서 살다가 ‘화폐개혁’으로 재산을 모두 잃고 가정마저 해체되자 마약장사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어린 자식을 키우는 회령시 여성을 만나 함흥과 회령을 오가며 열차로 마약을 운반해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형집행 판결문에는 그가 2010년 봄부터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10.7kg의 필로폰을 들여와 회령시와 청진시 일대에 팔아 온 것으로 적혀있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편 회령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공개처형에 앞서 마약사범과 밀수범들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며 “처형된 최 씨와 함께 살던 여성이 징역 10년형을 받은 것을 비롯해 모두 16명이 징역형에 처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힘 있는 자들은 다 빠지고 힘없는 서민들만 형벌을 받았다고 강조하며 총살당한 최 씨와 마약을 거래해 온 자들 가운데 돈 많고 힘 있는 자들은 이름조차 거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처형된 최 씨가 무려 10.7kg에 달하는 마약을 거래했다는 판결내용에 대해 소식통들은 “전문 마약 거래꾼들 사이에선 그만한 량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 마약 거래꾼들의 경우 군인이나 간부들의 승용차를 이용해 한 번에 대량의 마약을 운반하는데다 안전한 밀수선들을 통해 중국에 넘기기 때문에 적발될 위험도 없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또 이러한 공개처형과 무더기 처벌이 함흥시에서도 있을 것 이란 소문이 돌고 있어 현지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시기와 같은 연쇄적인 공개처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