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산 감기약으로 만든 마약 확산

0:00 / 0:00

MC:

북한이 사법당국을 총동원해 마약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마약제조와 유통이 확산일로에 있다고 합니다. 소규모로 필로폰을 만들어 이를 상용하는 마약중독자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사법당국과 각종 검열대까지 동원해 마약제조자 소탕에 안간 힘을 쏟고 있지만 이러한 통제가 오히려 마약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역전은 물론이고 10호초소(도로검문검색초소)들에도 ‘1118상무’가 항시적으로 주둔해 있다”며 “이들이 중앙당(노동당 중앙위)과 호위총국 차를 제외한 모든 차들을 검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118상무’가 지방 당 간부들은 물론이고 군인들의 차량까지 모조리 뒤지는 것은 간부들이나 군대의 차량을 이용한 마약운반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109상무’와 ‘1118상무’를 연이어 조직하고 마약생산 근원지들에 대한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마약상인들도 생산지를 도시중심에서 산간오지로 분산시키고 대량생산에서 여러 장소로 나누어 소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주로 함흥이나 순천 쪽에서 많이 들어오던 필로폰을 지금은 양강도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며 삼수군과 김정숙군 같은 농촌 지역에서 필로폰을 많이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약생산이 세포조직화 되어 전국으로 흩어져 예전보다 손쉽게 마약을 구입할 수 있어 오히려 마약중독자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도로와 열차에서의 통제가 심해 마약운반과 유통이 점점 힘들어 지면서 최근에는 자체로 얼음(마약)을 제조해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자체로 마약을 만들면 돈도 많이 절약할 수가 있기 때문에 마약중독자들이 너도나도 제조방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8일 함경북도 온성군 종성노동자구에서는 필로폰 제조혐의로 형제사이인 두 명이 체포되었는데 이들은 처음엔 직접 투약하기 위해 마약을 제조했으나 돈벌이를 위해 몰래 제조한 마약을 이웃들에게도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특히 이들이 중국산 감기약인 정통편(正通片)을 원료로 해서 필로폰을 제조했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중국산 감기약이나 디아제팜으로 얼음(필로폰)을 제조할 수 있다는 말은 그동안 소문으로 많이 떠돌았다며 정통편 25알(한알당 북한돈 10원)이면 한명이 1회 흡입할 수 있는 량의 필로폰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북한 당국은 7월 초부터 장마당에서 중국산 감기약 판매를 일체 중단시켰는데 감기약을 구할 수가 없어 감기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인민보안부(경찰청)는 2010년 8월에 “디아제팜을 비롯한 진정제와 수면제를 암거래하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할 데 대하여”라는 ‘포고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디아제팜과 수면제가 마약제조에 쓰이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크게 돌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