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약사범이 단속원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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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여느 때 없이 마약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마약단속에 나선 군인이 오히려 마약 덕분에 목숨을 구하는 일이 벌어져 주민들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노동당 창건일까지 무조건 마약범죄를 뿌리 뽑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지난 5월의 일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마약을 소지한 군인이 자신을 마약사범으로 체포한 단속원의 목숨을 마약을 사용해 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그 사건은 지난달 사리원역에서 있었다”며 “마약 덕분에 목숨을 건진 군인이 마약을 소지했던 군인에게 고맙다는 인사까지 하고 풀어줘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9월 중순 황해북도 사리원역에서 아편을 소지했던 한 군인이 마약단속에 나섰던 경무관(헌병)에게 단속되면서 일어났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군인을 체포한 경무관이 갑자기 간질발작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당황한 군인은 즉시 몸에 품고 있던 주사기에 아편을 넣어 자신을 체포한 경무관에게 주사했다며 아편주사를 맞은 경무관은 잠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어나 자신이 체포했던 군인에게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풀어주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주변에서 이를 목격한 수많은 여행객들에 의해 이야기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됐는데 이로 하여 마약을 단속하는 임무를 맡은 인민군 경무부와 보위사령부, 사법기관 일꾼들이 아주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마약을 소지했던 군인이 자신을 체포했던 경무관의 목숨을 구해준 사건은 널리 알려졌지만 그 후 현장에서 군인을 풀어준 경무관이 상부로부터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들속에서 아편이나 필로폰은 사실상 마약이라기보다는 ‘만병통치약’, ‘만능통과증’이라는 개념이 강하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들은 적당한 약이 없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아편이나 필로폰을 복용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특히 “갑작스런 검열에 늘 대비해야 하는 주민들은 단속성원들에게 뇌물로 바칠 마약을 반드시 갖고 다녀야 한다”며 “각종 초소를 통과하려는 주민들도 이런저런 트집을 잡힐 수 있기 때문에 검열원들에게 바칠 마약을 상시적으로 소지하고 다닌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