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약 단속에 수면제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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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주민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의 동영상.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주민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히로뽕 흡입하는 북한 주민의 동영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보안당국이 마약 범주에 수면제를 포함시켜 강력 단속하면서 불면증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마약을 단속하려다가 오히려 수면제 가격만 올려놨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디아제팜과 디메트롤 등 수면제를 마약 종류로 분류해 통제하면서 약값이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의료계 사정에 밝은 한 주민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연락에서 "신경계통 환자들이 치솟는 약값 앞에 넋을 잃고 말았다"면서 "마약 포고문을 발표하기 전에는 중국제 디아제팜이 100알 짜리 한 통에 북한 돈 600원(인민폐 3위안)이었는데, 지금은 인민폐 100위안까지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수면제 가격이 폭등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인민보안부(북한 경찰)가 마약 단속에 디아제팜과 디메트롤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포함시키면서 애꿎은 암환자들과 신경계통 환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암환자들은 수면제를 먹어야 밤에 잘 수 있는데, 장마당 약값이 너무 비싸 사먹을 수 없다면서 북한 보안서가 왜 그런 형식적인 단속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등 외국에서도 디아제팜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통증이나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병원의사의 처방에 따라 일부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무상치료 의료체계가 붕괴되면서 모든 약이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가 아니라,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보안당국이 단속하면 가격도 상승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인민보안부는 2010년 8월 "디아제팜을 비롯한 진정제와 수면제를 암거래하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할 데 대하여"라는 '포고문'을 발표하고 마약 범죄를 뿌리 빼겠다고 칼을 빼든 바 있습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과 정상적으로 연락하고 있는 남한의 겨레얼 통일연대 관계자의 말입니다.

겨레얼 통일연대 관계자: "디아제팜, 디메트롤 각종 마약 주사약들을 제조하는 함흥, 청진 나남구역들에 지금 그루빠가 나가 집중적으로 검열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경찰이 디아제팜을 강력 단속하는 이유에 대해 "마약 사용자들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보안서가 수면제와 진정제를 마약범주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빙두, 즉 얼음이라고 하는 마약 사용자들이 범람하자, 이를 노린 함흥시와 청진시의 개인 의약품 제조자들이 수면제와 진정제를 몰래 제조해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인민보안서는 포고문를 발표하고, 수면제를 불법 제조해 파는 청진시 나남제약 공장과 함흥시 일대에 대한 검열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북한 보안원들이 빙두를 직접 사용하고 있고, 또 얼음 장사를 통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진짜 주범이라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실제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만 고통 받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