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약남용에 쓰는 은박지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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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북한이 중국에서 은박지 (알루미니움 호일)를 들여오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마약 남용자들이 은박지로 필로폰 연기를 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북한 주민들 가운데는 은박지가 입국금지 품목인 줄 모르고 가지고 가다가 종종 회수당하는 일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중국에 나왔을 때 상점에서 알루미니움 호일(은박지)을 몇 개 가지고 들어가다가 북한 세관당국에 단속됐던 이야기를 3O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에게 "은박지를 왜 뺐느냐?"고 묻자, "북한 국경 세관원들은 규정에 들여가지 못하게 된 품목이라고만 말할 뿐 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아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은박지가 마약범죄에 이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세관에서 회수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눈치 챘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중국에서 은박지는 고기를 구워먹거나 음식을 쌀 때 마음대로 이용하는 것인데, 북에서는 그것을 마약 범죄 수단으로 간주한다"며 여기서는 별 걸 다 가지고 통제한다고 터놓았습니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알루미니움으로 된 호일, 즉 은박지로 음식을 조리하고 포장하는데 널리 이용하고 일반 상점에서도 자유롭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은박지를 생산하는 곳도 없고, 또 장마당에서 파는 게 없어 구하기가 어렵다고 이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있을 때 마약 남용자들을 직접 목격했다는 함경북도 무산군 출신의 한 탈북자는 "필로폰의 일종인 빙두(얼음, 필로폰)를 빨 때 은박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그들은 은박지가 너무 귀해서 한번 쓰고 버리지 않고 여러 번 재활용해서 쓴다"고 말했습니다.

2년 전에 북한을 떠난 이 탈북자는 은박지 사용방법에 대해 "빙두를 은박지에 쏟고 그 아래를 라이터불로 달구면 흰색 연기가 나는데, 그것을 코로 흡입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약을 쏘이는 데는 은박지만큼 좋은 재료가 없다"면서 북한에서 은박지가 생산되지 않아 중국을 통해 밀수로 들여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은박지 대신 여과담배 포장지로 마약을 흡입하면 한쪽에 붙은 종이가 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