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마약제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해 통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위간부들도 마약을 구급약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과 함흥을 중심으로 제조되기 시작한 북한산 마약인 빙두, 즉 필로폰을 고위간부들까지 사용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국경지방을 통해 연락이 된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금 조선(북한)에 빙두 제조업자가 3천 명이 넘는다는 말은 상인들 속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이들이 제조하는 빙두는 북한 내부는 물론, 중국으로 확산돼 중국당국에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빙두를 감기예방용 '만병통치약', 뇌졸중과 심혈관계 질병에 효과가 뛰어난 '최고의 구급약'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빙두 연기를 두 번만 쏘여도 1년 동안 감기 한번 걸리지 않는다며 일부 주민들은 봄가을에 독감예방주사 대신 아이들에게 빙두 연기를 쏘이라고 권장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에서 마약이 구급약이나 예방약처럼 쓰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연락이 된 또 다른 북한 주민도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이 졸음 때문에 총살된 것도 빙두를 과다 복용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평양 시민들 속에 퍼졌다"면서 "그래서 빙두하다 졸면 총살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온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은 지난 4월 24일과 25일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주재한 제5차 인민군훈련일군대회에 참석해 주석단에 앉아 졸다 불경죄에 걸려 처형됐다고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영철은 425훈련소 여단장 시절 영접행사를 잘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눈에 들어 국방위원회 615사업국장을 거쳐 인민무력부장까지 승진했기 때문에 김정은에게 불경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면서 "어찌 보면 대회기간 더 각성하기 위해 마약을 했다가 봉변을 당했을 거라는 동정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을 즉결 처형한 것도 고위간부들 속에 만연된 마약남용에 경고를 울리기 위한 처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2013년 12월 9일 자 노동신문도 장성택의 죄목으로 마약남용을 공개할 만큼 북한 고위간부들의 마약사용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특히 북한 간부들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질병에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비상용으로 빙두를 몇 그램씩 보관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웅담(곰열)이나 사향배꼽 같은 동물성 약재를 보신용으로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마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앞으로 통일이 되더라도 마약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마약범죄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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