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원년’으로 삼았습니다.
북한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 중 북한 군부의 외화벌이가 가장 활발합니다.
북한 군부의 외화벌이 실태를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한 북한의 무역회사나 기관이 2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북한의 내각이나 군 등에 소속된 회사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원래 외화벌이는 대외무역을 관장하는 무역성이 전담하게 돼 있었지만,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다른 기관에서도 맡게 됐습니다.
특히 선군정치가 강조되면서 군부의 외화벌이가 눈에 띄게 발전합니다.
다른 기관에 비해 각종 특혜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무역성의 경우 사업 추진 시 인민보안성이라든지 보위사령부, 그리고 검찰소 등의 눈치를 살펴야 하지만 군부는 이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문건을 하나 비준 받더라도 무역성 소속의 회사보다 훨씬 빠르고 수월합니다.
인민무력부는 강성총회사, 국가보위부는 신흥총회사, 그리고 인민보안성은 록산총회사가 대표적인 군부 사업체입니다.
94년까지만 해도 피복이나, 식료품 등을 국가가 모두 책임지고 군대에 보장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군부가 자체적으로 물자를 조달했다고 외화벌이 일꾼 출신의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탈북자 황만유 씨입니다.
황만유
: 94년 이전에는 인민무력부 산하에 무역회사가 1개만 있었는데요. 이후에는 군단마다 무역 회사를 설립해 모자라는 육류, 쌀, 기름 등을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특히 인민무력부에는 외화벌이 사업만 담당하는 25국이 있어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성총회사가 바로 25국 산하의 무역회사입니다.
해외지사도 별도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성무역총회사는 회사 산하에 대좌, 상좌가 이끄는 각종 부서가 있으며, 또 각 부 아래는 소좌, 중좌가 책임을 지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외화벌이 중점품목을 갖고 있는데, 규모에 따라 지사장을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은 몇 해 전부터 신통치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약 밀매에도 손을 대고 있습니다.
마약 밀매는 암암리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신매매 조직을 이용하게 됩니다.
중국 연길에서 소식통으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 김재성 씨입니다.
김재성
: 북한에서 인신매매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필로폰 장사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외화벌이는 비리와 부패의 온상이 돼 왔습니다.
그래서 외화벌이 회사 사장의 경우 한 회사에서 3년 이상 일하기 어렵습니다.
3년이 넘어서면 비리에 연루가 돼 직위 해제가 되든가 심하면 정치범으로 잡혀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