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약품에도 마약 성분 함유 가능성”

북한에서는 전지역에 걸쳐 마약이 유통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이를 근절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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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이 씨 성을 가진 한 탈북 여성은 북한에서의 마약 유통과 그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널리 유통되고 그 피해 역시 가장 심각한 '얼음'이라고 불리는 필로폰의 경우 함흥화학공장이나 순천화학, 흥남제약공장 등 크고 작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이 씨는 설명했습니다.

마약 유통은 공장에서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근무하며 마약 제조 기술을 터득한 개인들이 몰래 제조해서 시중에 유통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약은 그 중독성으로 사회적 폐해가 큰데도 북한에서 마약이 여러 용도로 남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음 즉, 필로폰은 살을 빼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뚱뚱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제대로 된 약이 없다 보니 감기나 복통, 설사 등에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마약의 오남용도 문제지만, 외화벌이를 위해 당국의 비호를 받으며 조직적으로 마약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마약 단속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친척 방문으로 중국을 방문한 장 씨 성을 가진 한 북한 화교는 "북한의 외화벌이 농장에서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양귀비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화벌이 양귀비 재배농장엔 해당 일꾼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며 비료도 우선적으로 지원된다"고 장 씨는 말했습니다.

북한과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사업가 김경호(가명,52세,남)씨는 평소에 자주 가는 한 북한 식당 지배인으로부터 '염산 에페트린'을 대량으로 구입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친분이 두터운 화공약품상에 주문을 했는데 "이 약품이 필로폰 제조에 쓰이는 약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놀라서 주문을 취소한 일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미-중 합작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단동 복지병원' 관계자는 "북한에서 흘러나와 주로 남한 관광객들에게 팔리는 남성 성기능 강화약품, 우황청심환, 금당 주사약 등 북한에서 제조한 약품에는 아편을 비롯한 향정신성 마약 성분이 포함될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유통되는 마약 중 상당수가 북한에서 제조된 것들이 밀수형태로 중국에 넘어온 것들로 추정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길림성이 중국 최대 마약밀매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는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