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풀려난 일본 남성 “방북 목적은 필로폰 밀수”

북한에서 풀려난 일본인 남성이 “5년 전 방북한 목적은 북한산 필로폰을 밀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0:00 / 0:00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에 5년간 억류되어 있다가 지난 13일 풀려난 일본인 남성이 북경을 거쳐 14일 밤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전직이 '일본 엔터프라이즈 주식회사 부장'으로 이름은 사와다 요시아키로 밝혀진 이 남성은 나리타 공항에서 일본 기자단에게 자신이 지정 폭력단 관계자임을 인정하면서 "북한산 필로폰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알아보려고 2003년 10월 북경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고 방북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사와다 씨는 또 "북한의 대형 화물 여객선 만경봉 92호를 이용해서 현지 일본인 중개인과 짜고 북한산 필로폰을 밀수할 계획이었다"고 말하면서 "평양에 도착하고 나서 일주일쯤 지날 무렵 묶고 있던 호텔에서 북한 기관원에게 체포돼 구속됐다"고 5년 동안 억류된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사와다 씨는 이어 체포 당시 갖고 있던 일본 돈 90만 엔을 몰수당했으며, 그동안 일체 가족과 연락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와다 씨는 또 "북한 감시원이 13일 아침 '장소를 바꾸겠다'고 말하면서 나를 평양 공항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히고 "자세한 영문을 모른 채 북경으로 나온 다음 일본 대사관에서 돈을 빌려 나리타 공항에 내리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쿄 경시청 공안부는 일본 국내에서 얼마 전까지 유통된 필로폰의 절반 이상이 순도가 높은 북한산이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사와다 씨가 '북한 커넥션" 즉 북한과 관련된 마약 밀수에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경시청 공안부는 사와다 씨를 조만간 소환해서 북한에 입국한 목적과 북한에 억류된 경위는 물론 북한과 관련된 마약 밀수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담당해 왔는지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