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통제 불구 불법외국영상물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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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라디오나 비디오에 대한 북한당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지만 불법외국영상물은 오히려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비디오를 가지고 있는 주민이라면 보통 1~2장의 음란물도 갖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불법 외국영상물의 유통을 막기 위해 국산비디오 생산을 늘리고 외국산 비디오 조종기판을 바꾸는 등, 다양한 조취를 취하고 있지만 장마당에서 외국영상물을 찾는 주민들이 더욱 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은하수'와 '뻐꾸기'라는 이름의 비디오 기계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러한 비디오는 북한에서 자체로 제작한 알판(DVD)밖에 인식할 수 없어 주민들이 외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법적인 외국영상물들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은 올해 5월부터 외국산 비디오의 조종기판을 북한산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밀수꾼들에 의해 중국산 조종기판들이 대량 유입되면서 당국의 통제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국산 다체계식 조종기판 한 개의 값이 6천원"이라며 "장마당 중기(가전제품)장사꾼들에게 가면 쉽게 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얼음(필로폰)이나 알판(DVD)은 수요자가 너무 많아 아무리 단속을 해도 막아낼 수가 없다며 개인들이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적발도 쉽지 않아 보안기관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알판'으로 불리는 DVD는 중국산 복사기만 있으면 대량생산이 쉬워 얼음으로 불리는 마약과 함께 북한에서 중요한 지하경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에서 제작된 음란물들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녹화기가 있는 집들이라면 보통 한두장 정도의 음란물 알판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지난 8월부터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 도시인 함경북도 회령시와 양강도 혜산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가전제품장사를 금지시켰는데 이러한 조취도 국경지역 장마당들을 통해 외국영화나 음란물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도 "요즘 장마당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이 색깔(음란물)영화"라면서 "일반 사람들에게도 잘 팔리지만 중학교 학생들이나 대학생들 속에서 인기가 높아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음란 녹화물중에 한국산은 거의 없고 대부분 일본판이라며 이 때문에 주민들속에서는 '일본은 섹스산업이 가장 번창한 나라'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음란물의 복사판매가 횡행하면서 가격도 크게 내렸는데 최근에는 2천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며 미성년 학생들속에서의 음란물 유포가 큰 사회적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영상물 등급이 정해지지 않았고 성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어서 음란물비디오를 경계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국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증언입니다.

혜산시 주민은 장사꾼들이 돈에 눈이 어두워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색깔영화들을 마구 판다며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개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