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를 돕는 인권단체 ‘크로싱 보더스’의 마이크 김 대표는 국경을 넘나드는 탈북자들을 통해 외부 소식이 북한에 많이 스며들어 북한사회에 점진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크로싱 보더스’는 현재 중국에서 식량이나 약을 구해 북한으로 다시 들어가길 원하는 탈북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4일 워싱턴에서 민간단체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탈북자에 관한 강연을 한 김 대표는 국경지대 탈북자의 반 이상이 가족을 위해 식량이나 약을 구하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들을 통해 국경지대 북한 주민들이 중국은 물론 한국 등 외부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폐쇄된 북한 사회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 김:
저희 통계 조사에 따르면 국경지역 북한 주민 중 57%가 중국에 가면 북한보다 훨씬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북한 당국의 선전과 달리 북한이 ‘지상 낙원’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겁니다.
김 대표와 탈북자와의 인연은 그가 미국의 중북부 도시 시카고에서 금융 전문가로 활동하던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가 중국으로 휴가를 가면서 우연히 중국에서 숨어사는 탈북자와 탈북 고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후 그는 탈북자를 위해 음식과 피난처를 제공하며 그들의 제3국 정착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2003년부터 4년간 북중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탈북자들이 중국내에 있는 보호소에서 중국 텔레비전은 물론 한국의 연속극이나 책을 보면서 북한 정권이 선전해 온 것과 다른 바깥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이런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북한으로 날리는 전단이나 DVD 알판 등 다른 매개체를 통해 외부 정보가 유입되면서 북한내에서 외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 김:
최근 북한에 2년간 주재한 유럽 외교관에게 들은 얘기인데요. 그가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평양의 한 여성이 그에게 미국의 유명한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DVD 알판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답니다. 저는 북한 여성이 미국의 드라마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상상도 못했습니다.
‘위기의 주부들’은 미국의 ABC 방송국에서 만든코미디 즉 희극적 연속극으로 도시 외곽 지역 주부들의 특색있는 삶을 그렸습니다. 이 연속극은 2004년 10월 처음 미국에서 방송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0년에는 전세계 68개 지역에서 방영되었습니다.
한편 김 대표는 중국내 탈북자 구출 경험을 바탕으로2008년에는 중국과 태국 등을 거치며 겪는 참담한 탈북자의 삶을 묘사한 책 ‘북한 탈출(Escaping North Korea)’을 발간했습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에게 탈북자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윌리엄 모리스'라는 회사와 그의 책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또 현재 중국내 25개의 탈북자 쉼터와 5개의 고아시설에 음식과 의약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