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성인들도 정착이 쉽지 않은 남한 사회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하지만 이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지려는 움직임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는 탈북 청소년들이 다니는 여명학교를 후원하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사랑의 선율로 탈북 청소년들과 하나 되는 후원의 현장을 서울에서 황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현장음)
지난 19일 오후 서울에 있는 연세대학교에 자리한 백주년 기념관에서 ‘제7회 여명 후원의 밤’행사가 열렸습니다.
여명학교는 남한 사회와 공교육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 청소년에게 중·고등학교 과정을 교육하는 민간 시설입니다.
싸늘한 날씨에 비까지 내려 염려했던 것도 잠시. 오후 7시에 시작되는 행사지만, 공연장은 30분 전부터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에서부터 엄마의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들을 포함해 1,000여 명이 들어찬 행사장의 열기는 바깥공기와 달리 뜨겁기까지 합니다.
‘여명학교 후원의 밤’ 행사를 보러온 사람들에게 탈북 청소년들은 가야금 연주에서부터 경희극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솜씨를 선보입니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꿈의 씨앗.”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담은 ‘노래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녹취음: 저의 꿈은 통일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별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도 슬픔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저의 꿈이 여러분 모두의 꿈이 되길 기대합니다.
여명학교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직업도 각양각색입니다. 행사장에서 만난 이혜정 학생은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혜정: 저의 꿈은 유명한 화가가 되는 것입니다. 통일이 안 된 한반도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서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계에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그런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평소 탈북자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영화배우 차인표씨는 “청소년에게 제일 중요한 건 교육”이라면서 여명학교 같은 탈북 청소년을 위한 교육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차인표: 탈북청소년들을 정말로 진정으로 사랑하고 섬기고 포용해서 통일된 조국에서 우리 자손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 반드시 우리가 함께 교육하고 사랑해야 될 대상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소중한 꿈이 새싹을 피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여명학교 우기섭 교장은 말합니다.
아울러 우 교장은 이들의 꿈이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고 있는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입니다.
우기섭: 저희가 학생들도 70명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 학생들의 밝은 모습, 교육적인 효과와 또 새터민들의 축제로 저희들의 목적이 함께 잘 이루어지는 이런 행사에 여러분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어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후원자들은 여명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종이비행기에 적어 날립니다.
이명권 씨와 박해용 씨입니다. 이명권: 어느 누구보다도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함께 하시니까 힘내시라고 적었습니다. 박해용: 오히려 큰 힘을 얻어간다고 적었고요. 탈북 청소년들이 더 힘내라고 적었습니다. ‘여명학교 후원의 밤 행사’에서 모은 후원금은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여명학교는 20여개의 교회가 연합해 2004년 9월 설립됐고, 지금까지 7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황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