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 전사' 수만명 중 파견

WFP가 평양에 세운 공장에서 어린이용 유제품 만들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WFP가 평양에 세운 공장에서 어린이용 유제품 만들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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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근로자 수만 명을 중국에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중국인들이 꺼리는 일을 대신하게 된다는데요, 한 달 월급도 미화 15달러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과 정상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남한의 한 북한인권 관계자는 "요즘 외화를 벌기 위해 북한이 중국 헤이룽장(흑룡강), 지린성(길림성) 등지에 근로자들을 대대적으로 파견하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관계자: "이제는 러시아 벌목장으로 보내던 인력이 지금 중국으로 들어가지 않아요. 심양 대련, 안후이성까지 다 들어가요. 지금 한 5만 명을 들여보내려고 하니까…"

이 소식통은 "북한 남성 노동자들은 대부분 인삼재배 농장, 벌목장, 탄광 등에 파견되지만, 돈이 좀 있다 하는 노동당 산하 외화벌이 기관은 식당과 호텔 같은 데 여성들을 파견한다"고 말했습니다.

외화난에 쪼들리고 있는 북한이 노동당과 군부, 내각 등을 동원해 전 방위적인 외화벌이 활동에 착수했다는 얘깁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한두 명 탈북해도 상관없으니 외화벌이 노동자를 최대한 파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최근 한국 언론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북한 소식통은 노동자의 한 달 월급도 미화 15달러, 즉 중국 돈 100위안정도라고 말합니다.

북한인권 관계자: "북한 근로자가 중국에서 쓸 수 있는 돈이 15달러, 한 달에… 그리고 나머지는 당에 바쳐야 하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은 국가가 알아서 해야 하고…"

이 15달러는 노동자 한명에게 지출되는 생활비이고, 실제로 북한 정부가 중국과 어떻게 계약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단둥의 한 중국인은 "요즘 중국 식당에서 여성 복무원을 한 명 쓰자면 한 달에 인민폐 1천500위안을 줘야 한다"면서 "북한 노동자의 월급이 중국 노동자보다 10분의 1가량 싼 편"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러시아 벌목공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실제 북한 노동자가 손에 쥐는 돈은 전체 월급에서 10~20%정도이고, 나머지는 충성의 당자금, 세금, 보험료 명목으로 노동당 39호실에 전액 송금되고 있습니다.

외풍을 경계하면서 주민들을 좀처럼 외국에 내보내지 않던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대규모 인력을 파견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외화사정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한국 동국대학교 교수의 말입니다.

김용현 교수: "북중 관계가 경제부분에서 긴밀해지는 과정에서 러시아보다 가깝고, 또 협력이 잘되는 중국 시장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 교수는 "최근 들어 중국 노동력 임금이 상승하면서 중국기업들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 당국도 위안화를 벌수 있기 때문에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탄광이나, 인삼밭, 벌목장처럼 중국인들과 접촉이 어려운 곳에 북한 노동자들을 집단 수용하면, 중국에 대한 환상도 차단할 수 있고, 도주 우려도 없다는 점에서 북한당국이 해볼 만한 일이라고 타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