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새것에 민감한 북한 젊은이들이 귀고리와 목걸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드라마가 북한 청년들의 취향을 바꾼 것으로 평가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때 자본주의 사치품이라고 비판되던 귀고리와 목걸이가 북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한 평양주민은 “미를 뽐내는 데 관심 많은 부유층 자녀들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귀고리와 목걸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주민은 “평양과 남포, 평성을 비롯한 큰 도시의 젊은 여자들 가운데 귀고리 하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손에 가락지를 끼고, 명품가방을 들고 공식매체에 등장하자, 이에 고무된 20대의 여성들이 귀고리와 목걸이를 주저 없이 하기 시작했고, 단속기관의 통제도 슬며시 약해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주민은 “귀고리를 하려는 여자들은 먼저 귀고리를 사람에게 가서 귓구멍을 뚫는데, 그 대가로 미화 1달러를 준다”면서 “그러면 상인들은 구멍을 뚫고 ‘고슴도치 가시’라고 하는 뾰족한 물건으로 고정시키는데, 며칠 뒤에는 귀고리를 할 수 있다”고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귀고리 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20~30대 젊은 층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이들이 정치행사나 공부하러 갈 때는 규찰대의 눈을 피해 귀고리를 뽑고 다닌다고 말해, 북한당국의 단속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젊은 남자들은 목걸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30대의 남포시 주민도 자기가 아는 20대 후반의 청년은 원숭이를 부각한 금속조각을 목걸이로 달고 다닌다면서 “원숭이는 그가 태어난 띠를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민은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들이 목걸이 한 장면이 더러 소개됐는데, 그 이후에 젊은 남성들도 목걸이를 하기 시작해 갑자기 유행처럼 번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남자가 목걸이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규찰대의 통제가 느슨한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북한 젊은 층의 약혼식 예물문화도 변하고 있습니다.
평양 주민은 “약혼할 때 여자는 남자에게 손목시계를 사주고, 남자는 여자에게 금 목걸이를 사주는 게 유행인데, 시계로는 일본산 세이코(SEIKO)가 꼽히고, 목걸이는 14k(금목걸이)가 선호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관광객이 찍은 사진에도 귀고리를 한 북한 여성들의 모습이 적지 않게 포착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