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들어 북한 동해안 일대에 낙지(오징어의 북한 표현), 즉 오징어 떼가 나타나 수산사업소들이 오징어잡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민간인의 바다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7월 들어 북한 동해일대에 낙지 떼, 즉 남한 표현으로 오징어 떼가 나타나 수산사업소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와 해군부대들이 민간인들의 바다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북한 나진-선봉을 드나들며 수산물 무역을 하고 있는 한 중국 상인은 “6월 중순부터 청진 앞바다, 어랑 앞바다에서 김책 앞바다까지 오징어 떼가 나타나 한창 잡아야 하는데 (북한 당국이)바다통제를 심하게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동해안 일대의 수산사업소들에서는 내년도 식량 악화를 우려해 “이번에 오징어를 많이 잡아 중국에 팔아 식량사올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벼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오징어철을 맞아 수입을 바짝 올리기 위해 수산사업소 어로공(어부)들이 가족, 친척들을 데리고 바다에 나가려고 했으나, 보위부에서 ‘임시바다출입증’을 내주지 않아 진출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오징어잡이를 위해 동해바다로 나갔다 허탕을 치고 돌아왔다는 함경북도 온성군 지방의 한 모 씨도 “보위부에서 바다출입증을 내주지 않아 보름동안 기다리다가 결국 빈손으로 들어왔다”면서 “나처럼 ‘삯발이’ 나갔다가 바다에도 못나가고 허탕 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삯발이’란 북한말로, 오징어나 이면수, 명태 철이 되면 타지방 사람들이 일정기간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계절노동을 말합니다. 작년까지는 지방 사람들이 보위부에 뇌물을 주고 ‘임시 바다출입증’을 발급받아 나갔지만, 이번에는 어림없다고 한 씨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동해함대 사령부 제7전대도 10여척의 경비정들을 동해상에 띄어놓고 오징어잡이 배들이 공해 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해군 경비정들은 큰 어선은 3척, 작은 배는 4척 이상씩 선단을 무어 바다에 나가게 하고 있다고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해군 경비정들이 이처럼 민간인 어선에 대해 통제를 강화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해상을 통해 주민들이 일본이나 한국으로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