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식량난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이 밀수출 하기위해 전력설비와 전기선들을 무차별적으로 훔치고 있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7일부터 무려 5일 동안 북한 최대의 구리 생산기지로 알려진 혜산청년광산이 전력공급중단으로 가동을 멈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혜산청년광산뿐만 아니라 혜산탄광을 비롯한 주변의 대부분 공장기업소들이 정전사태로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의 내부소식통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전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양강도 삼수군을 통과하는 6만kw 고압송전선 수백 미터 구간을 누군가가 잘라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수사에 나선 양강도 사법당국은 고압전선 도난사건과 관련해 전력부분 전문가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범인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사건의 단서도 잡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정전사고를 복구하기 위해 전력공업성까지 동원되었으나 전기선 예비물자가 없어 수백 미터에 불과한 송전선구간을 복구하는데 무려 닷새나 걸렸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이후 한동안 뜸해졌던 국가전력시설들과 전기선들에 대한 도난사건이 최근 들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식량난으로 대량아사사태가 발생하던 ‘고난의 행군’시기 구리밀수를 목적으로 변압기와 전동기, 전력선을 절단하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에 급해 맞은 북한 당국은 국가전력설비들과 전기선을 절단해 훔쳐가는 자들을 공개처형에 처한다는 포고문을 발표하고 실제로 많은 주민들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개처형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써가며 간신히 지탱하던 전기설비들과 전기선이 최근 들어 다시 절도범의 표적이 된 것은 실패한 ‘화폐개혁’으로 인한 주민들의 극심한 생활고와 직결된다는 게 소식통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소식통도 “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어랑천 발전소 건설장에서 변압기와 전기선 도난사건이 발생했다”며 “경성군 돌격대 대원 3명이 설을 쇨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전기 공급이 중단된 청진시 여단 돌격대원들은 등잔불 여러 개를 켜 놓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1991년 12월 24일) 19돌 경축 공연과 김정숙 탄생(1917년 12월 24일) 이야기 모임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변압기와 전기선을 잘라내 훔친 돌격대원들은 공개처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당장 생산에 필요한 전기설비들이나 전기선들은 도난 즉시 복구되지만 대부분 농촌지역들은 ‘고난의 행군’시기에 도난당한 변압기와 전기선들을 아직까지도 복구하지 않아 오랜 세월 전기도 없는 원시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