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소규모 발전소 건설 15년째 ‘공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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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 시찰한 ‘백두선군청년발전소’가 또다시 준공기일을 2012년으로 늦추면서 사상 유례없는 장기간 건설기록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발전소 건설로는 세계최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기록인데요.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5만KW 능력의 삼수발전소 건설에 3만명의 인원을 동원해 세계 건설사상 최대의 노력동원 기록을 세운 북한이 이번에는 역시 5만KW 발전능력의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에 무려 15년이라는 최장기록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발전된 나라에서는 100여명의 건설인원으로 1년 정도면 거뜬히 완공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발전소 건설에 이처럼 최대, 최장의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은 턱없이 부족한 건설자재와 기계수단 때문이라는데요.

14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 무산군 주민 신모씨는 “올해 10월 10일까지 완공하기로 되어있던 백두선군청년발전소건설이 2012년 4월까지로 연장되었다”며 “청년동맹이 건설공사를 맡은 이후에만 벌써 3번째 공사기간이 연장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돌격대로 뽑혀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장에서 일했다는 신씨는 건설자재가 태부족이라 공사기간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면서 외부적인 작업은 마무리 단계이지만 물길굴 공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강도 출신 탈북자 도명학씨에 의하면 백두선군청년발전소는 이미 지난 1995년, 중소형발전소들을 많이 건설할데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양강도 백암군 황토리에 ‘황토발전소’라는 이름으로 건설을 시작했으나 여태껏 완공하지 못했습니다.

도명학 :

백암이 무슨 힘이 있어 그걸 자체로 건설하겠나?

건설공사가 지지부진하자 지난 2004년 5월, 청년동맹이 자진해서 건설을 맡을 것을 선언하면서 발전소 이름도 ‘백두선군청년발전소’로 바꾸고 완공시기도 노동당이 주도하는 6.18돌격대가 삼수발전소 건설을 완공하기로 한 2006년 10월에 맞춰 잡았습니다.

하지만 노동당이 주도한 삼수발전소 건설과는 달리 청년동맹이 맡은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공사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삼수발전소는 노동당이 직접 공장기업소들에서 인원을 차출해 3만명의 노력을 갖추었지만 백두선군청년발전소는 겨우 5천명도 못되는 인원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건설공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자 청년동맹은 하는 수 없이 공사기간을 2006년 10월에서 2010년 10월까지로 늘였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올해에 다시 공사기간을 2012년 4월까지로 연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강도 청년동맹의 한 간부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저들은 인원과 자재를 마음대로 쓰면서 우리 청년동맹이 요구한 노력과 자재는 보장해 줄 꿈도 안 꾼다”고 노동당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그러면서도 공사가 지연되는 책임은 모두 청년동맹에 넘겨 씌운다”고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물길 굴(도수터널) 공사는 연장거리가 10리밖에 안되지만 순수 수작업으로 뚫어야 하는 난공사라고 합니다. 폭약으로 발파작업을 해서 물길 굴을 뚫을 경우 시멘트와 철근으로 축조작업을 해야 하는데 북한 당국은 시멘트와 철근을 절약하기 위해 돌격대원들이 수작업으로 공사를 하도록 내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건설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을 떠돌고 있는 꽃제비들까지 잡아들여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장에 배치함으로써 현재 7천명의 인원이 움직이고 있지만 물길 굴 뚫기 작업은 기껏해야 하루에 3메타 전진하기도 어렵다고 답답한 현지사정을 전했습니다.

5만KW규모의 작은 발전소건설에 수천명의 인원이 동원돼 15년 동안이나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과연 2012년에 완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 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