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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방문 보따리도 펴놓을 새 없이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찾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과의 경협 성과가 전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5월 28일,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환하는 특별열차를 마중 나온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찾았습니다.
이 같은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는 ‘군인들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평가와 함께 ‘중국방문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목적이 실패로 끝났을 경우 현 정세를 타개하기 위해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희천발전소 현지 시찰에 대해 “군인 건설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지난해 겨울 발전소 건설장을 찾았을 때 언제공사가 완공되면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RFA, 4월 20일 기사 “김정일, 희천발전소 건설 부진에 초조” 참조)’
지난해 무려 4차례나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찾았던 김 위원장이 공사가 부진하자 언제가 완공되기 전에는 다시 찾지 않겠다고 화를 내며 돌아선 이후 올해 들어 한 번도 건설장을 찾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번 발전소 시찰이 희천발전소 1차 언제(댐)인 룡림언제 완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오랜 여정의 피로를 무릅쓰고 희천발전소를 찾은 데는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평안북도의 한 대학교수 소식통은 “룡림언제가 완공된 것은 이미 지난 3월 말”이라며 “아직 전체적인 언제 공사는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일의 희천발전소 방문은 “‘너희들이 도와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배짱을 중국 측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잇따른 중국방문에도 불구하고 기대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자력갱생’으로 난관을 타개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시위했다는 설명입니다.
더욱이 이 소식통은 김정일이 중국방문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면 또다시 남한에 대한 군사적 모험주의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난 타개를 위한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김정일이 한반도의 전쟁위험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한국에 대한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는 “만성적 식량난으로 몹시 어려운데다 냉해로 인해 올해 농사도 시원히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앉았다”고 말해 주민들의 내부 결속과 침체된 분위기 반전을 위해 김정일이 대남 도발을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