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극심한 전력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농촌지역에 대한 전력공급을 아예 포기했다는 소식입니다. 파괴된 송전선을 비롯한 전력시설들을 복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북한의 농촌주민들이 말할 수 없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양시 주변과 대도시를 제외한 북한 농촌들이 벌써 수년째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북한당국이 농촌주민에 대한 전력공급을 아예 중단할 만큼 사태가 악화되었다는 증언들이 내부소식통에 의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내에는 조금씩 전기를 주지만 그 외 농촌들에는 전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면서 “군 소재지(읍)의 경우도 혁명전적지가 있는 삼지연군, 보천군, 대홍단군과 김정숙 군 일부에만 전기를 가끔씩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해마다 발전소를 짓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전기사정은 나날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차례 방문하며 2007년 5월에 요란하게 준공식을 가진 삼수발전소도 설계용량은 5만kw이지만 현재 1만9천kw의 전력밖에 생산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구 1만 3천명인 삼지연군에만 전기를 충분히 공급하자고 해도 6만kw가 소요된다며 생산이 중단된 혜산청년광산을 유지하는데도 2만k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력사정 악화로 하여 혜산청년광산도 갱도에 차오르는 지하수를 뽑아내는 양수설비들만 간신히 가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연사군의 또다른 소식통은 “수량이 풍부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연사군 읍내에 하루 4시간 정도밖에 전기를 주지 않는다”면서 “농촌(리)들은 아예 전깃불을 볼 꿈도 꾸지 못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연사군 농촌들에 전기 공급이 중단 된지 이젠 15년이나 되었다며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전기 공급이 중단된 이후 아직까지 복구되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 사이 밀수꾼들이 늄(알루미늄)으로 된 전기선과 변압기 선들을 모두 훔쳐내 당장 전력이 있어서 공급이 재개된다고 해도 전기를 쓸 수도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단지 연사군뿐이 아닌 북한의 대부분 농촌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개탄했습니다.
북한의 전력계통 일에 종사한다고 밝힌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도 “북한 당국이 이미 농촌지역에는 전력공급을 포기한 상태”라며 “다만 벼를 심는 농장이 있는 경우 가을철에 탈곡장에만 전기를 조금 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을철에 탈곡장에 공급되는 전기조차도 10kw 용량의 전동기 5대 이상은 돌리지 못하게 엄격히 제한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북한의 농촌들에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못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지난해 함경북도 회령시를 떠나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정인철(가명, 48세)씨는 “회령시주변 농촌들에 전기 공급이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인철 : 전기? 시내(도시)도 힘든데 농촌까지 언제 전기를 주겠소? 시내도 힘든데… 농촌이 무슨 전기에 무슨 전기 언제 들어가오? 전기 못 들어가지…
특히 북한 내부 소식통들과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지금 북한에 건설되고 있는 발전소들이 계획대로 다 완공된다고 해도 농촌의 전기 문제는 풀릴 가망이 없다고 말해 북한인구의 절반이 넘는 농촌 주민들이 문명의 사각지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현실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