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만성적인 전기부족 주민 의식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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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만성적인 전기부족에다 수돗물 공급체계가 무너진 북한에서 전기와 수돗물을 마구 낭비하는 주민들의 의식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쩌다 한번 공급되는 전기와 수돗물을 주민들이 함부로 낭비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지난 추석에 신의주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다는 북한 출신 화교 주 모 씨는 자유아시아 방송 기자(RFA)와 만난 자리에서 “조선은 국가 영도자들도 문제가 많지만 일반 백성들 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흥분했습니다. 부엌에 있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줄줄 새고 있는데도 누구하나 수도꼭지를 잠그려 드는 사람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평양의 한 주민은 “하루종일 들어오지 않던 전기가 한밤중에 잠깐 들어오게 되면 온 평양시내 아파트에 전기불을 환하게 켜놓는다”면서 “불필요한 방이나 장소에도 전기불 꺼진 집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낙 드물게 공급되기 때문에 일단 공급되는 동안은 수돗물과 전기를 아끼려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방문차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에게 한 달에 전기와 수도 요금을 얼마나 내느냐고 물어 보면 대개 “내기는 내는데 얼마나 내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3달에 한번 낸다는 사람도 있고 한 달에 한번 낸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어떤 주민은 국가가 무료로 공급해주기 때문에 전기와 수도 요금을 아예 내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 소식통들은 “이처럼 북한주민들의 전기와 수돗물 절약 의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가뜩이나 부족한 수도와 전기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함흥의 한 주민은 “당국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때 전기 계량기를 주민들의 부담으로 구입해서 달고 전기 사용만큼 요금을 내면 전기 공급을 보장해 주겠다고 해서 개당 100딸라에 달하는 전기계량기를 설치한 주민들도 꽤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전기공급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전기계량기를 달게 해서 전기절약을 유도하려던 북한당국의 정책이 얼마 안가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는 설명입니다.

만성적인 북한의 수돗물과 전기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확대가 시급한 실정이지만 한편으로는 주민들이 전기와 수돗물을 아껴 쓰도록 유도하는 북한당국의 정책적 뒷바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