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그동안 평양 등 대도시에도 제한 송전을 실시하는 바람에 북한전역을 암흑천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평양시의 경우, 전기 사정이 어느 정도 호전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추모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북한 당국의 특별조치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들어 거의 공급이 중단되다시피 했던 평양의 전기사정이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이후 약간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 있는 친정집을 방문하고 지난주 서둘러 귀국한 북한출신 화교 왕 모 씨는 "장군님 사망 발표 날부터 전기를 조금씩 주고 있어 평양사람들이 요즘은 전깃불 구경 좀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아파트 공사장에만 공급하던 전기를 김 위원장 사망 발표가 있던 지난 월요일부터 일반 주민들에게도 전기를 주기 시작했다"고 전한 왕 씨는 "장군님을 추도하는 특별방송을 주민들이 보게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친지 방문차 평양에 다녀온 또 다른 중국인 주 모씨는 "겨울철에는 항상 전기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금년엔 특히 가능한 전력을 모두 아파트 공사장에만 보내는 바람에 그 어느 해보다 전기 사정이 좋지 않다"고 증언했습니다.
주 씨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공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멘트벽을 24시간 전열기나 전기 온풍기를 켜서 건조시키기 때문에 있는 전력은 모조리 공사장에 보내느라 일반주택에 보낼 전기가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전기 공급 중단은 수도시설의 가동중단을 몰고 와 평양 시민들은 식수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의 왕 씨나 유 씨 모두가 "중국으로 돌아오던 당일 날에도 물이 없어 세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양이 세수했다" 며 "식량부족 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평양에는 물을 길어다 파는 신종 물장수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한편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모든 장마당이 폐쇄되는 바람에 주민들은 식량을 비롯한 생활물자 구입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의 왕 씨는 "생활물자 구입이 어려운 것은 주민모두가 같은 사정이기 때문에 이웃에 빌려달라는 말도 꺼내기 힘들다" 면서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사람 집에 직접 찾아가 운이 좋으면 조금씩 사오는 실정으로 그 어려움을 일일이 다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애도 기간이 끝난다 해도 추모집회와 또 새해 첫 전투, 또 1월 8일 김정은 대장 탄생일 등의 행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장마당이 언제 정상화될지 불투명하다"고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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