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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성적인 전력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이 국방위원회를 동원해 전기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검열에 전기를 빼돌려 돈벌이를 하던 일부 군부대들도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북한에서 또다시 전력부족 현상이 심각해졌습니다.
함경남북도와 평안남북도를 비롯한 내륙지방에서는 가정용 전기 공급을 하루 2시간 이하로 줄였고, 수도 평양시도 당창건 65돌 행사 이후로는 정전되기가 일쑤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얼마 전 국경지역을 방문한 한 평양 주민은 “모든 전기를 협동농장 낟알 탈곡에 집중하면서 평양시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정전이 자주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1월초부터 전기낭비를 막기 위해 국방위원회 전기검열 상무조(검열 단속반)가 조직되어 시내 가정집에 대한 전기검열도 강화됐다”고 전했습니다.
당창건 65돌에 이색적인 네온 불장식 야경이 펼쳐졌던 주체사상탑 앞과 대동강 주변도 지금은 불을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김일성 동상을 비롯한 우상화물 일부에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국방위원회는 군부대에서 차출된 군관(중좌, 소좌급)을 책임자로 하고, 배전부 전력감독원, 인민위원회 법무부에서 동원된 사람들로 검열단을 구성하고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위원회가 전기감독에 동원되는 이유는 군부대, 특수기관들에서 자신들의 특권을 내세워 전기를 남용하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특수기관에 대한 검열을 위해 취해진 조치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전기검열이 진행될 때면 군인들이 아파트 가정들에 불의에 쳐들어가 수색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주로 전열기, 전기장판, 전기 밥가마 사용 등을 적발하는데, 일부 전기 상식이 없는 군인들은 “겨울에 왜 냉장고를 쓰느냐?”며 냉장고를 회수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이에 주민들은 “그러면 냉장고를 왜 파느냐?”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편, 국방위원회 전기검열단은 군부대, 특수기관들에서 ‘도둑전기’를 쓰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역에 살고 있는 김정남(가명)씨는 “지난 11월 초에 국경경비대 27여단 모 부대에서 전기를 사민(주민)들에게 빼돌리고 돈을 받아먹던 현상이 적발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에 따르면 이 국경부대는 ‘특수부하’로 지정되어 변전소에서 부대까지 땅을 파고 전력 까벨(러시아식 발음, 케이블)을 묻고 전기를 직접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군대들에게 돈과 뇌물을 주고 전기 케이블에서 자기 집까지 전기선을 몰래 뽑아 전기를 썼다는 것입니다.
빼돌린 전기로 조명뿐 아니라 탈곡기, 두부 기계를 돌려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신소가 다른 주민들로부터 제기되자, 국방위원회 전기 검열단이 들이닥쳐 해당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조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선군정치’의 특권을 얻은 군대가 전기남용을 하자, 전기 검열단의 초점은 군부대, 특수기관에 대한 단속에 집중되고 있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