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베이징 서두우(首都)공항은 외국 출장을 다니는 북한 관리들이 중간 기착지로 많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요즘 이 공항에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하고, 또 고가의 가전제품을 들여가는 간부들의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새로운 경제조치 바람을 타고 외국을 여행하는 북한 출장자들이 급속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베이징 서두우 공항을 다녀온 한 미국인은 "공항 출입국 대기실에서 수십 명의 북한군인들을 목격했다"면서 "서두우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지만, 이번처럼 북한 군대를 많이 보기는 처음"이라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가 발견한 북한 군인들은 모두 군대 산하 예술단 복장을 하고 있었고, 손에는 트렁크와 가방을 든채 평양으로 들어가는 차림새였다고 말했습니다.
군인들이 해외 나들이를 할 경우, 대부분 사복을 입고 다니는 관례와 달리,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북한 군인들은 버젓이 군복을 입고 여행객들의 통행을 방해할 정도로 많았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에도 베이징 공항에 대기 중인 북한군인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 있는 이 사진에는 북한 군인들은 군관들이 쓰는 둥근 빵모자 대신 병사 모자를 쓰고 있고, 신발은 군화대신 미국 스포츠용품인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진에는 해외 출장자로 보이는 북한 군관들이 베이징 공항 입국 대기실에서 이야기하는 모습도 노출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본 중국 네티즌은 "무엇 때문에 중국 공항에 이렇게 많은 북한 군인들이 나타났지?"라고 놀라운 듯 의문의 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베이징 공항은 중국 남방을 방문하는 북한 출장자들뿐 아니라, 유럽이나 중동으로 향하는 북한인들이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는 곳입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원래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 친척이나 무역업자들은 비행기 요금이 비싸서 보통 신의주-단동을 경유하는 국제열차를 타고 다니지만, 베이징 공항을 경유하는 북한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이거나, 국가 업무를 수행하는 고위 공무원이다"고 말했습니다.
또 평양으로 고가의 가전제품을 대량 구입해 들여가는 북한 관리들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 한국 교민은 "낮 12시55분(현지시간)에 출발하는 고려항공기 편에 세탁기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제품들을 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북한 고위 간부들과 젊은 부인들을 여러 명 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부피가 큰 짐들을 항공편으로 나르자면 운반비도 비싸 웬만한 사람 같으면 엄두도 못 낼 것"이라고 혀를 찼습니다.
이 교민은 "태풍과 홍수 때문에 큰 피해를 당했다고 국제사회에 손을 내미는 북한에서 외국을 드나드는 간부들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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