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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전자우편(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런 통념과 달리 이메일을 이용해 외부와 연락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전 세계에서 인터넷 사각지대로 알려진 북한에서도 비록 소수이지만 인터넷을 이용해 이메일로 외부와 소통하는 인사들이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선양에 있는 북한 무역총회사와 10년 넘게 거래하고 있다는 중국 동포 이 모 씨는 “북한 대방과 거래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통수단은 전화와 팩시밀리이지만 간단한 내용은 이메일로 주고받기도 한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중국 단동 소재의 한 무역회사 대표인 박 모 씨도 “요즘엔 북한 측 대방과 이메일로 소통한다”면서 “북한이 인터넷 암흑지역이라고 속단하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무역 대표들도 본국과의 연락에 이메일을 이용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의 이 씨와 박 씨는 “북한사람들이 이용하는 이메일은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으나 주로 지메일(gmail)을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의 인터넷망이 구글(google)의 포털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들은 그러나 “계약서를 포함한 문서를 교환할 때 이메일에 첨부해서 주고받으면 간편하고 또 문건이 깨끗하게 전달되는데도 이상하게 계약서 등은 반드시 팩시밀리를 통해 주고받기를 고집한다”며 “이해가 안돼서 그 이유를 물어봐도 이유는 묻지 말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볼 때 북한에서도 일부 인사들이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제한적이고 또 엄격한 검열이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메일의 첨부파일 기능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해킹의 우려 때문이라는 추측 이외에는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한편 이메일을 사용하는 북한 사람들이 왜 지메일(gmail)만 주로 이용하는지도 궁금한 점입니다.
이와 관련 한 대북소식통은 남한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이나 네이버(naver) 등이 이메일 계정을 만들 때 신분증 번호(외국인일 경우 여권번호)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에 비해 gmail은 개인정보를 까다롭게 요구하지 않아 가명으로도 메일 계정을 만들 수 있고 또 무엇보다 남한의 포털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극히 제한적이며 또 ID와 패스워드를 보위부 같은 보안 기관에 등록하고 수시로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