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원들에 영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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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전국의 국가안전보위부 성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보위부원 중에서 일정 인원을 선발해 평양에서 영어교육을 받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이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보위부원에 대한 영어교육을 언제부터 시행하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가지(금방) 시작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 집결시켜 실시하는 교육기간은 6개월이라고 밝힌 이 소식통은 “영어교육을 대학 등에 위탁해서 실시하고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대해 “교육방법은 비밀에 부치고 있어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내 아들이 보위부 성원이 된 지 3년째인데 이번에 교육대상자로 지정되었지만 집안 사정이 있어 다음 순번으로 미루었다”면서 “보위부 성원이라면 영어교육은 언제 가도 한번은 꼭 가게 되어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당국은 보위부 업무의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각 소속단위의 성원 중 일정인원을 순차적으로 뽑아 실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통은 또 “보위부 성원들의 영어교육은 최고지도자(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사항인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 “영어공부 자체는 나쁘지 않고 필요한 일이지만 막상 보위부원들은 영어교육 대상자에 뽑히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가족과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데다 무엇보다 뇌물을 챙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보위부원들의 수입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6개월 동안 뇌물수입이 없으면 가족의 생계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관측통은 보위부 성원들에 대한 영어교육 실시의 배경에 대해 특별히 알려진 것은 없다면서도 “국제 공용어인 영어는 정보를 다루는 보위부 성원들의 업무수행을 위해서도 필요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또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김정은 제1비서가 보위부원들의 영어실력에 대해 직접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주장했습니다.

평양의 한 주민소식통은 “조선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영어실력을 쌓으려는 열정이 남한 학생들 못지 않을 것”이라며 “고등중학교 학생들의 외국어 선택과목 중 90% 이상이 영어이고 다음이 중국어라고 전했습니다.

평양 소식통은 또 “북한내부의 영어 열풍을 감안한다면 보위부 성원들에 대한 영어교육은 별로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