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병들에게 필수 영어문장 암기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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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 당국이 최근 전체 인민군 병사들에게 미군을 제압할 때 필요한 영어문장 100가지를 외우도록 강요하면서 긴장 강도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이 왜 이처럼 전쟁놀이에 몰입하고 있는지 그 내막이 궁금합니다.

문성휘 기자가 그 사연을 알아보았습니다.

문성휘: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남조선(한국)을 향해 전쟁분위기를 고취하던 군부가 갑자기 미국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며 “며칠 전부터는 군관(장교)들과 병사들에게 간단한 영어회화 100가지를 내려 보내 무조건 외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청진시주둔 9군단 간부와 연계를 갖고 있다는 함경북도 소식통도 “군인들에게 유사시 필요한 영어대화까지 가르치면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위에서 말하는 전쟁위기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케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군이 군인들에게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영어회화 100가지’는 ‘손들엇(hands up!)’, ‘움직이면 쏜다(don't move, you will be shot!)’와 같이 유사시 미군과 맞닥뜨렸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영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전쟁소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말 인천의 한 부대 병실에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비난하는 벽보가 나붙은 사건이 빌미가 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전쟁분위기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청장년들을 상대로 인민군 탄원사업을 벌리는 한편 평양과 지방 도시들에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도 연이어 조직했습니다.

3월 14일에는 후계자 김정은이 직접 육해군 연합훈련을 참관하며 전쟁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북한 군부는 당시 군인들의 실전훈련 장면을 언론을 통해 내보내면서 6.25전쟁 이후 인민군이 고정적으로 내 걸었던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을 분리시키려는 교묘한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남한당국이 북한군부의 행동을 무시해 버리는데다 피로감에 지친 주민들과 군인들의 긴장감도 떨어지자 초조해진 북한 당국이 새로운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의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은 이러한 전쟁소동이 김일성주석 생일 100돌인 올해 4월 15일까지 완성하기로 한 ‘강성대국건설’이 실패로 끝난데 대한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시키려는데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이번 소동이 단 기간 내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삶의 질에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못한 북한주민들이 갖고 있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과연 억지스러운 전쟁소동만으로 해소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