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1일 국무장관에 공식 지명된 클린턴 상원의원은 취임 후 외교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우방은 물론 적국과도 '왕성한 외교'(vigorous diplomacy)를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핵문제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클린턴 내정자는 과거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직접 외교는 물론 고위급 특사의 파견을 강력히 주창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클린턴 내정자는 지난 2005년 7월5일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는 대북 협상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고위 미국 관리를 북한에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견해를 지닌 클린턴 의원이 국무장관에 내정됨에 따라 고위급 인사의 대북 파견안도 활기를 띨 전망입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바 있는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 부국장입니다.
David Straub: Personally I believe sending a high-level envoy fairly early on is a good idea, not necessarily to make a proposal, but just sort of an introductory meeting to make general points about the Obama adminstration's policy. (꼭 중대한 제안을 내놓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을 설명하는 차원에서도 아주 빠른 시일 안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 좋은 구상이라고 본다)
스트라우브 부국장은 특사 파견의 시점과 관련해 클린턴 내정자가 국무장관에 취임한 뒤 “아시아 정책과 관련해 고위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대북 정책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시점”이라고 말해 내년 상반기 중 성사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특사 파견에 따른 최대 변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외교 자문진에 속한 조너선 폴락 해군대학 교수의 지적입니다.
Prof. Jonathan Pollack: Even if the US wants to initiate some kind of higher level of contact, I think it's going to be very, very difficult to have a direct relationship with Kim as long as his health is so uncertain. (설령 미국이 모종의 고위급 접촉을 먼저 시도하고 싶어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그토록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김 위원장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기는 아주,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폴락 교수는 북한이 최근 들어 김정일 위원장의 건재를 보여주는 사진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북한 체제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전히 수행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북한과 직접적인 외교 관계를 펼쳐나가는 데 진짜 어려움(real difficulties)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특사 파견이 김정일 ‘건강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폴락 교수는 또 “오바마 행정부 혹은 다른 어느 나라 정부가 설령 북한 지도층을 상대로 직접 대화의 문을 열고 싶어도 김정일 위원장의 신체적인 능력이 제한을 받는 상황에선 아주 힘들 것이며, 이게 진정한 도전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폴락 교수는 이어 “우리가 보기엔 김정일 위원장은 여전히 북한 최고의 지도자”라고 말하고 “누군가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명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최고 지도자와 상대할 수 없다면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 진짜 한계(real limits)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