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강화된 검열과 감시로 북한부터 태국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탈북 비용이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제 탈북 비용을 보조해 줄 수 있는 친척이나 가족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탈북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틀 전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도착한 탈북자 박준형(가명) 씨는 브로커(중개인)에게 국경 지방에서 중국을 거쳐 태국으로 가는 비용으로만 250만 원, 미화로 약 2천 달러를 지급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태국에서 내는 벌금과 용돈에 최소 100만 원, 미화로 약 800달러가 더 지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비용은 이미 한국에 정착한 누이가 보내준 돈입니다. 두만강은 지리를 잘 아는 친구와 함께 건넜기에 그나마 싸게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강을 건너는 비용만 최소 300만 원, 미화로 약 2천400달러 이상 들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북한을 나와 한국에 오기까지는 최소 5~6천 달러는 있어야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탈북자 박 씨의 누이인 박준미(가명) 씨는 북한 국경지역의 경비가 강화되면서 크게 오른 탈북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제는 한국의 친척이나 가족이 뒷받침해 주지 않는 한 탈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또 요즘에는 도강하는 비용만 300만~400만 원, 게다가 경비와 단속이 심해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고 한국의 탈북자 가족도 비용 마련에 큰 부담을 느껴 탈북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씨의 설명입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전문적으로 안내하는 조선족 여성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올해 초부터 도강비를 비롯한 탈북 비용이 2배 가까이 올랐다며 얼마 전 함흥 출신의 탈북자도 미화 3천 달러를 주고 겨우 강을 건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 내 인권단체 관계자도 요즘 탈북자를 위해 활동하는 종교, 인권단체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북부 국경지역에 보안 기관들의 단속이 심해진 데다 최근 천안함 사건에 따른 남북 긴장으로 국경 경비가 강화되면서 탈북은 더 힘들어진 듯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소식통은 국경의 경우 이전에는 경비대가 독자적으로 관할했지만 지금은 노동당, 보위부, 보안서 등 모든 권력기관이 몰려 있고, 중국 쪽 변방 지역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것도 탈북 비용이 많이 늘어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비자를 받고 중국을 방문한 북한 여성은 화폐개혁 이후 최근 북한의 경제, 식량 사정이 1995년 '고난의 행군' 때로 돌아간 듯하다며 강도 사건이 많이 늘었고, 부모를 잃은 꽃제비도 많이 증가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이같은 현실을 일으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고 이 북한 여성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