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우상화하기 위한 영생탑과 태양상 제작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주민들의 불만을 우려해서인지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12일 노동당 정치국 특별보도를 발표하고, 김정일 전 위원장을 기리는 영생탑을 제작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녹취: 북한 노동당 결정서>
이로써 1994년에 사망한 김일성 전 주석에 이어 김 전 위원장의 우상화 선전물도 북한 도처에 세워질 전망입니다.
그런 가운데, 평안북도에서는 벌써 김 전 위원장의 영생탑 제작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역의 한 무역관계자는 “도당과 시당에서 영생탑을 세울 위치와 도안을 놓고 토론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 날이 좀 풀리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평안북도 사정에 밝은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영생탑 제작을 맡은 부서는 당 선전선동부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영생탑과 태양상을 세우는 데 필요한 자재나 비용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아랫단위에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민심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개인 세부담을 없애라고 지방에 내려 먹이지만, 자재와 건설비용이 없는데 지방이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냐”면서 난색을 표시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90년대 중반 김일성의 영생탑을 건설하던 때처럼 노동당 입당을 원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충성심으로 김정일 우상화 건물을 건설한다는 복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복수의 북한 소식통들의 반응입니다.
당시 주민들 속에는 김일성에 대한 숭배심이 깊어 자발적으로 동원된 사람들이 많았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피폐해진 삶으로 민심이 나빠져 주민들이 얼마나 동원될 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가 떨어지면, 북한 당국은 언제든지 주민들로부터 우상 숭배 제작비용을 걷기 시작한다는 소립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말로는 ‘개인부담’을 없애라고 하면서도 청년동맹이나, 공장, 기업소들에 영생탑 건설과 관련한 건설 지원 항목들을 내려 보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 함경북도 지방에서 김일성 영생탑 건설을 지켜봤던 한 탈북 여성은 “개인들한테서 모금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항상 백성들한테서 두부 짜내듯 받아 내 건설하지요, 인민들한테서 밖에 더 받을 데가 있어요?”
함경북도 지방에서 온 또 다른 탈북 여성은 자기네 지방에서는 영생탑을 건설할 때 “인민반에서 매 가정 당 강냉이 5kg씩 내라고 해서 바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생탑 건설에 들어가는 고강도 흰색 시멘트는 일반 시멘트 가격보다 3배나 비싸기 때문에 지방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며 “지방에서는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또 충성의 모금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