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의원, 평양과기대서 '과학자 윤리'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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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영국의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지난 5일 북한의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열린 첫 국제학술토론회에서 과학 교육과 동시에 윤리 의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개발로 인류의 번영을 가져올 수 있는 핵 과학도 핵무기를 만들어 인류를 파괴시키는 기술로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의 데이빗 앨튼(David Alton) 상원의원은 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지난 5일과 6일 열린 국제학술토론회에서 윤리의식이 없는 과학 기술은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해칠 수 있다면서 과학자들이 올바른 도덕적 가치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It is often the case that a new scientific discovery can be put to good, ethical uses that can improve our lives, but will also have more sinister, unethical applications that will cause harm.)

앨튼 의원은 핵 과학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을 쉽게 줄일 수 있는 핵에너지 개발에 이용될 수도, 원전 폭발사고나 핵무기 개발로 인류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학 기술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uclear power also has its part to play. It is well known that the technology has a dark side, in the form of appallingly destructive weapons. Many of you will know the story of Nagasaki and Hiroshima and the devastation caused in Japan by the dropping of the atomic bombs in August 1945 – and which led to the surrender of Japan and ended the Second World War – but with massive loss of life.)

폴란드 출신의 물리학자 요셉 로트블라트(Joseph Rotblat)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자신이 개발한 핵기술을 이용해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먼저 핵폭탄을 제조해 핵 억지력을 가지려고 했지만 나치가 핵폭탄 개발을 포기하자 마자 자신도 핵폭탄 개발을 중지하고 핵개발 반대 운동을 벌였습니다. 1995년 노벨위원회는 그에게 반핵 운동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노벨평화상을 수여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심복 요셉 멩겔레(Josef Mengele)의 잘못된 윤리의식도 꼬집었습니다. 멩겔레는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어린이의 눈에 화학물질을 넣거나 필요없이 팔다리를 자르는 등 수감자들을 생체실험 도구로 삼았습니다. 앨튼 의원은 과학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멩겔레가 자신의 권력을 자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와 같이 도덕적 가치 기준이 없는 부패한 의사, 법조인, 철학자 등이 2차 대전 당시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가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앨튼 의원은 과학자 개개인이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연구가 도덕적으로 타당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학은 인류를 위한 기술이고 또한 과학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학문이지만 과학자 스스로 윤리적인 기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연구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