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5일 부정선거로 몰도바 공산당이 집권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보로닌 몰도바 대통령은 7일 벌어진 반정부 시위의 배후로 유럽연합 회원국인 루마니아를 지목했습니다. 보로닌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이웃 나라 루마니아가 일으켰다는 구실로 루마니아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며 루마니아 기자들과 몰도바에 주재하는 루마니아 대사를 추방했습니다.
러시아는 보로닌 대통령과 부정선거로 집권한 몰도바 공산당을 지지합니다. 사실 러시아는 1990년대 초반부터 "트란스니스트리아"라는 몰도바의 지방을 군사력을 동원해 분리했습니다. 그 지방이 다른 나라한테 독립국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가운데 몰도바는 러시아군 때문에 계속 분단되어 있었습니다.
몰도바 공화국은 1990년대 초반 소련이 와해하면서도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이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가 아닌 옛날 공산주의 체제에서 유래한 독재적 경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선거 때문에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몰도바 주민은 2003년 그루지야의 '장미 혁명,' 또는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처럼 민주주의를 향한 권력 교체를 요구합니다.
루마니아 동쪽에 위치한 이웃 나라 몰도바 공화국은 역사적으로는 루마니아 땅이었습니다. 몰도바의 인구 중 약 65%가 루마니아 사람이며 언어도 루마니아 사투리입니다. 몰도바는 19세기에 러시아 제국에 빼앗겼고, 세계1차대전 직후 다시 루마니아로 통일되었습니다. 1940년 소련은 위협과 군사력으로 몰도바를 다시 빼앗았습니다. 몰도바는 소련이 붕괴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도 공산주의 유산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몰도바 사태를 생각하면 루마니아와 남북한의 역사가 공통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루마니아도 남북한처럼 몇 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러시아 제국이나 터키 제국, 몇 백 년 동안 주변 강대국한테 침략을 당했습니다. 루마니아도 한국처럼 삼국시대가 있었습니다. 루마니아는 45년 동안 소련의 군화발에 밟히면서 공산주의 독재와 분단을 겪었습니다.
45년 가까이 소련의 지배를 받던 동유럽 나라들이 공산주의 독재에서 해방된 지 19년이 지났습니다. 체코 공화국,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슬로베니아, 발트 3국,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해 유럽연합에 가입했습니다. 반면 몰도바 당국은 지난 19년 동안 '루마니아 팽창주의'라는 구실로 개혁과 개방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9년 동안 옛날 구소련에 속하던 독립국 중 몰도바와 벨로루시는 정치적과 경제적 발전이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연합은 뒷마당에서 일어난 이번 몰도바 사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몰도바 정부에 루마니아와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하며 이번 사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루마니아는 유럽연합과 미국이 주도하는 서구국가들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국으로 이웃 나라의 주권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몰도바는 정치적 경제적 개혁, 개방과 자유의 길의 선택함으로써 루마니아와 다른 동유럽 나라처럼 유럽연합 가입국이 될 가능성을 찾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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