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환율과 물가 상승폭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입니다. 평양시에 새로 들어선 백화점들과 놀이공원에서 달러와 중국위안화 결제를 허용한데다 '새경제관리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가면서 북한 화폐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르고 내리기를 거듭하던 북한의 환율이 최근 들어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1천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800원대 초반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던데 비하면 너무도 가파른 상승인데요.
물건을 파는 장사꾼들도 당장 한 끼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하는 주민들도 정신 차릴 틈 없이 오르는 환율 때문에 고달픔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좀 있으면 내리겠지 하고 기다려온 환율이 끝내 (중국 인민폐 1위안 대) 천원 선을 넘어섰다”며 “장마당이 열렸다고 해도 살 물건이 없고 팔 물건이 있어도 앞날이 불안해 팔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800원 초반이던 환율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5일, 북한 당국이 간부들을 상대로 ‘새경제관리체제’에 대한 강습을 조직했을 때부터였습니다.
2002년 7월 1일의 ‘새경제관리체계’와 2010년 ‘화폐개혁’ 당시 참담한 현실을 경험했던 주민들이 너도나도 중국 돈으로 바꾸려고 몰려들면서 함경남도 함흥시의 경우 장마당에서 한때 쌀 1kg당 가격이 6천원까지 치솟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한번 오른 환율이 내리지 않고 중국 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900원 선에 머물면서 진정세를 보였지만 최근에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특히 극심한 환율변동에 따라 식량과 장마당 물건 가격들이 수시로 변하면서 쌀 장사꾼들은 물론 장마당에서 먹을거리를 팔던 장사꾼들도 모두 판매를 중단해 가뜩이나 식량난으로 허덕이는 주민들의 고통이 극심하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평양시에 새로 개장한 낙원백화점이나 보통강 백화점은 물론, 청년공원에 들어선 햄버거 가게들마저 중국 돈이나 달러만 받고 있다”면서 “그러한 영향으로 환율이 치솟고 우리(북한)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평양신발공장과 평양화장품공장을 비롯해 내각 산하 일부 공장들이 ‘새경제관리조치’ 시범단위로 지정되면서 원자재구입을 위해 달러나 중국인민폐를 마구 사들이는 것도 환율상승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새경제관리체계’가 전면적으로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급격한 환율상승과 사회적 혼란에 대비해 주민들이 공업품(생필품)이나 외화를 경쟁적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환율은 더 오르면 올랐지 내릴 전망은 거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