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주요도시들에서 지난 2월 마약사범들에 대한 공개처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흥시에서는 아들의 공개처형에 반발하는 유서를 쓰고 자살한 한 마약사범의 남은 가족들이 모두 수용소에 끌려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잔치가 끝난 직후인 지난 2월 21일부터 27일 사이에 전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마약사범들을 공개처형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처형된 마약사범들은 모두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뿐이어서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강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2월 21일부터 27일 사이에 공개처형 된 사람들은 모두 11명이었다”며 “아직 확인하지 못한 지역도 많아서 실제 처형된 사람들은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함흥시에서 3명, 평성과 순천, 강계시에서 각각 2명씩 처형됐고 양강도 후창군과 풍산군에서도 각각 1명씩 처형됐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처형된 마약사범들은 모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마약타격대’로 불리는 ‘국가보위부 마약소탕 그루빠(그룹)’에 체포된 사람들이라며 마약을 밀제조한 공급자들은 한명도 없고 모두 마약거간꾼(중간거래상)들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공개처형이 이루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공개처형은 김정은이 직접 최종 수표(사인)를 해야 한다며 국가보위부가 이 시기에 김정은에게 처형자 명단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2월 하순에 청진시에서 2명, 길주군에서도 1명이 마약혐의로 총살됐다”며 “또 이 기간에 청진시에서 한국 알판(DVD)을 판매한 혐의로 2명이 공개재판을 받고 각각 7년, 15년 형에 처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하도 공개처형이 많아 웬만한 사건이 아니면 소문조차 나지 않는다며 도시들뿐만 아니라 군이나 리와 같은 작은 고장들에서도 공개처형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해마다 얼마나 처형되는지 알 수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2월 26일,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연경농기계 공장 통계원으로 일하던 여성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며 “이 여성은 아들이 마약혐의로 총살되기 전 날 함흥제련공장에서 쓰는 싸이나(청산카리)를 먹고 자살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과부(미망인)였던 통계원 여성이 ‘자신의 아들은 총살될 정도의 죄를 짓지 않았다’고 중앙당과 도보위부에 신소(제보)편지도 쓰고 도당책임비서까지 찾아다녔다”며 “그가 자살한 후 남은 아들과 시부모는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