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화가 송벽, 내달 첫 미국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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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김정일 선전화를 그리다 탈북해 이제는 북한의 실상을 화폭에 담아 고발하고 있는 탈북 작가 송벽 씨의 첫 미국 전시회가 내달 애틀랜타에서 열립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 화가 송벽 씨의 첫 미국 전시회가 오는 2월17일부터 26일까지 남동부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의 ‘고트 팜 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송 씨는 북한에서 김정일 체제를 미화하는 선전화를 그리다 탈북한 뒤 지난 2002년 한국에 정착해 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참담한 북한의 실상을 강렬한 색채와 만화적 풍자를 통해 현대적 감각의 화폭에 담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전시회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여섯 작품을 포함해 ‘벗어라’ 등 송 씨의 대표작 20점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벗어라’는 미국의 유명 여배우 마릴린 먼로가 지하철 환기구 바람에 날리는 치마 자락을 잡는 영화의 한 장면을 풍자적으로 그려 해외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림에서 김정일은 치마가 날리는 ‘먼로 자세’를 취한 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고 김정일의 드러난 다리 주변에는 작은 물고기가 뛰어오릅니다.

송 씨는 이 그림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주라는 압박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송벽

] (치마 밑에 있는 작은 물고기들은) 북한 국민을 형상화한 거예요. 북한 국민이 어항에 가둬놓지 말고 이제는 자유를 달라 그래서 아우성 치는 모습과 마릴린 몬로의 벗겨지려는 치마를 잡고 있는 장면은 김정일로 묘사했는데, 이제는 벗을 때가 되지 않았냐, 북한 국민한테 자유를 줄 때가 되지 않았냐, 그런 메시지와 상징성을 띠고 있습니다.

앤서니 하퍼 ‘고트 팜 아트센터’ 국장은 6일 국제 뉴스 전문 인터넷 신문인 ‘글로벌 포스트’에 이번 전시회가 북한의 실상을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송 씨는 전시회 기간인 21일에는 명문 에모리 대학에서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과 예술에 관해 강연도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