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의 현실을 소재로 한 미술 작품 전시회가 약 한 달 간 미국 뉴욕에서 열렸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권의 독재 하에서 그리고 목숨을 건 탈북 과정 중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북한 주민들의 억울한 죽음이 미국 뉴욕에서 미술 작품으로 표현됐습니다.
“짓밟힌 장작불(Trampled Ember)”이라는 제목으로 출품된 총 10여 점의 작품은 뉴욕 소호20 첼시 미술관에서 지난 5월21일부터 6월15일까지 약 한 달 간 전시됐습니다. 특별히 이 미술관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베 조각에 불을 붙여 그을음을 남기는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된 작품들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탈북 과정 중 목숨을 잃은 북한인들의 무고한 죽음, 또 중국내 탈북 꽃제비들의 불쌍한 삶을 표현하고 있다고 김공산 작가는 말합니다.
김공산 작가: 죽은 영혼을 생각하면서 만든 작품들입니다. 그 죽음이 그냥 죽음이 아니라 독재 하에서 너무 억울하게, 또 탈북 과정에서 잊혀진, 한맺힌 죽음으로 우리의 가슴에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달되었구요. 그런 많은 증언을 들으면서 그들의 억울한 소리를 누군가는 대변해야 하지 않겠나고 생각하면서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 작가가 특별히 태우는 방식을 택한 데에는 독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공산 작가: 태우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죽은 영혼이 한번 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죽음에 의해 흘려진 피가 다시 언젠가는 자유의 꽃으로 피어나게 되는 날이 올거라는, 그래서 다시 그 재에서 불씨가 살아나 통일을 이루고 그들의 한이 풀어지는 것을 상상하면서 작품을 만들었고 작품 제목을 그렇게 붙였습니다.
소호20 첼시 미술관의 젠 디어도프 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북한의 현실을 소재로 하고 있고, 전시회 개막 행사 때 탈북자가 직접 참가해 북한에 대한 간단한 증언을 한 것이 관람객들에게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뉴욕과 버지니아, 한국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북한의 현실을 전하고 있는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 수익금을 여느 때처럼 탈북자를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