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호일 탈출사건으로 설왕설래

0:00 / 0:00

앵커 : 북한 보안부에 체포되었다 중국으로 도주한 김호일 사건을 놓고 회령시 주민들속에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김호일에게 간첩임무를 주고 중국으로 도주한 것처럼 연출했다는 것이 대다수 회령시 주민들의 추측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5월 26일부터 함경북도 회령시를 들썩이게 만든 김호일 사건, 사법당국은 김호일이 이미 중국으로 도주했다며 삼엄한 경계를 모두 해지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당국의 처사에 커다란 의문을 갖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6월 11일에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호일 사건이 종결되면서 이제야 조금 숨이 나가는 것 같다”며 “그동안 경계가 너무도 심해 한발자국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9살이고 무직자인 김호일은 회령시 오산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쌀 장사를 하고 있는 아내의 뒷바라지를 하는 주변의 눈에 별로 띄지 않는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주위 사람들에 알려지지 않았던 김호일이 갑자기 회령시에서 화제의 인물로 부상한 원인은 지난 5월 9일, 특별한 이유 없이 인민보안부에 체포되었던 그가 5월 26일에는 보안부 감옥을 탈출하면서였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회령시에 거주하는 한 소식통은 “김호일 사건이 논란 속에 휘말린 것은 구속 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그가 예심과정에 있었다는 점”이라며 “또 예심 과정에서 보안부감옥을 탈옥, 도주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사법체계상 일단 범죄자로 낙인이 찍히면 인민보안부 수사과에서 불구속이나 구속수사를 받게 되는데 수사 중에 있는 인물들은 아직 범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깥출입도 자주 하고 도주할 기회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사가 마무리되고 예심(심의) 중에 있는 인물들은 감옥에 갇혀 바깥출입을 할 수가 없다며 예심과정에서의 탈출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회령시의 또 다른 주민도 “아직까지 김호일이 무슨 죄로 구속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예전에도 감옥에서 도주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도주자 색출을 위해 지금처럼 삼엄한 경계를 펼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호일이 어떻게 도주했는지 알 수 없는데다 긴급체포령을 내리고 사진까지 곳곳에 내붙이던 회령시 인민보안부도 “김호일이 이미 중국으로 도주했다”며 6월 7일, 모든 경계를 해제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런 석연치 않은 과정 때문에 주민들은 “간첩임무를 받은 김호일을 두고 보안부가 일부러 도주극을 연출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등 논란이 수그러들 줄 모른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