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물 새는 엑스포 북한관 “인기” 황당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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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중국 상해 세계박람회, 즉 상하이 엑스포에 참가한 북한이 꾸린 전시관에서 여러 가지 말썽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북한 언론매체들은 ‘조선관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상하이 엑스포 개막 음악>

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된 세계박람회가 190여개 나라와 50여개 국제기구가 참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 가운데서 처음으로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중국은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민폐 286억 위안($41억 9천만 달러)을 투자해 세계 경제 2위의 부국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가 진행되는 10월 31일까지 상하이 세계박람회 전시장에는 약 7천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북한이 건국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이채로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한국관이 위치한 곳에서 약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북한관은 ‘평양의 도시 발전’이라는 주제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전시관 건물에 ‘DPRK’라는 북한 국호를 달고 인공기, 즉 북한깃발도 걸려 있어 관람객들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박람회를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방송 아나운서 녹취>

우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개막식에 보내 북중 관계의 치밀함을 과시했고, 구본태 무역성 부상을 책임자로 하는 행사준비위원회도 조직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권위 있다는 백두산건축 연구원이 전시장의 설계와 시공을 맡아 작년 11월부터 내부 공사를 착실하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관은 ‘대동강문화에 토대하여 번영하는 평양’이라는 주제로 꾸려졌습니다. 건물 내부 벽에는 대동강을 배경으로 현대적 도시를 형상화한 대형 전경화를 배치했고 그 중심에 4.5m 높이의 주체사상탑 모형을 세워 북한의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재현한 동굴을 만들어 평양이 오랜 역사 유적 도시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렇게 품을 들여 꾸려진 북한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조선관을 둘러본 중국과 각국의 참관자들이 제한된 공간에 평양의 발전 면모를 잘 알 수 있게 잘 꾸렸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관 앞에 모여 선 관람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습근평) 부주석도 개막식 당일, 북한관을 돌아보고 “조선의 세계박람회 참가는 중국에 대한 지지와 련대성의 표시”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관은 개막 첫날부터 바닥에서 물이 새고, 외국 언론사들의 취재를 통제하는 등 말썽이 끊이지 않습니다.

박람회가 개막된 지 닷새째인 5일 오후에는 갑자기 문을 닫았다가 6일에야 문을 열기도 했는데, 이유는 굽이 높은 여성의 구두에 바닥이 파손되어 물이 새 보수를 했기 때문이라고 일본 후지 텔레비전이 북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개장한 지 1시간도 안돼 바닥에서 물이 새어나와 긴급 보수공사를 하면서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북한 측은 전시관을 취재하던 일본과 한국 등 외신 기자들의 취재를 통제하는 결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개막 첫날인 1일 한국의 YTN 등 방송사들이 북한 전시관 취재를 위해 카메라를 가지고 가자, 들어가지 못하게 제지했다고 한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한편, 대동강 모형 전시물을 촬영한 일본 방송사에 대해서는 “촬영장면을 지우지 않으면 취재를 중단시키겠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방에 끌고 들어가 해당 사진을 삭제하도록 했다고 현지에서 이를 지켜본 한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세계박람회에 전시된 북한관은 한국관에 비해 6분에 1정도로 작은 규모이지만, 처음 참석한 것만큼이나 이채로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