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남북통일을 얘기할 때면 항상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 할 청년들의 역할이 강조되곤 하는데요.
탈북 청소년들이 가을을 맞아 통일을 기원하는 뜻 깊은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서울의 황은희 기자가 행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24일 충남 천안시에 있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탈북청소년 가을축제 ‘반갑다 친구야!’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탈북청소년 교육공동체인 대안학교의 재학생들과 이 학교 졸업생들이 특별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대안학교는 일반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모여 따로 학교 교육을 받는 곳입니다.
대안학교 셋넷학교에 재학중인 박영호 군입니다.
박영호: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는데 저의 꿈이 CEO가 되는 거에요. 친구들한테도 도움을 주고 한국이 낯설지 않는 나라로 생각할 수 있게 바꿔주고 싶어요.
이날 행사는 무지개청소년센터와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이 공동 주최하고, 대안학교와 하나센터 등 10여 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행사 진행을 맡은 무지개청소년센터 강희석 과장의 말입니다.
강희석: 우리 탈북청소년들이 하나원을 나오고 나면 다 흩어져서 각자 지역사회에서 살게 되는데요. 그러나 살아가는 과정이 편하고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정착 과정에서 생긴 마음의 짐들을 풀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순서인 문화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강강술래’ 등의 노래를 부르며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돕니다.
하나가 된 듯 모두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인터뷰: 셋넷학교 김영남(가명), 한꿈학교 이진주]
김영남(가명): 그동안 공부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있었는데 축제에 참가해서 기분이 상쾌했어요. 이 자리에 와서 친구들이랑 만나니까 즐거웠습니다.
이진주: 학교에 있을 때에는 학생이 몇 명 안돼서 많이 심심하고 했는데 오늘 여러 친구들이랑 놀고 하니까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좋아요~ 너무 좋아요.
탈북한 뒤 한국에 입국하기까지의 어려운 여정과 한국에서의 생활 등을 춤과 노래로 표현한 학생들의 단체 공연은 이날 행사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현장음 장기자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어 열린 둥근 달과 함께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기원제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저마다 북녘 땅 고향에 있는 가족과 친지를 그리며 통일을 염원했습니다.
이영철: 아빠만 북에 두고 한국 와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통일이 될 때까지 아빠를 그리며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박성남: 사랑하는 형제 북한 동포들에게 형제들아 통일의 그날은 곧 오니 그때까지 열심히 살아주세요.
참가자들은 북녘에 전하고 싶은 글귀를 각자의 풍선에 담아 하늘높이 날려 보내는 순서도 마련했습니다. 사회자의 제의에 따라 풍선을 띄웁니다.
“사랑한다 친구야 보고싶다 친구야 엄마 잘 있어요~ 이런 얘기들을 큰소리로 띄어 보내요~”
통일기원제를 끝으로 이날의 모든 순서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중앙 본무대에 모여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반갑다 친구야!”를 외쳤습니다.
이날의 흥겨운 잔치를 축하하듯, 하늘에선 꽃보라가 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