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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강도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북한에서 가정불화를 겪던 보안원이 아내를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장마당 문화의 확산에 적응하지 못한 간부들의 가정이 해체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국경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에서 가정불화로 다툼을 하던 보안원(경찰)이 아내와 동서를 사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로 얼룩진 두 가정의 파탄을 두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북한간부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1월 24일 저녁, 시보안서 수사과 지도원이 부부싸움 끝에 아내와 동서를 권총으로 쏴 죽이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사건이 터지면서 간부가족들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행위가 문제가 되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보안서 수사과 지도원인 김 모 대위(40살)는 화폐개혁 이후부터 단란했던 가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남편이 보안원이어서 배급과 월급을 꼬박꼬박 타오고 적지 않은 뇌물 수입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김 씨의 아내는 북한의 다른 간부가족들처럼 중개 장사에 뛰어들었습니다.
북한에서 ‘데꼬’라고 불리는 중개 장사꾼들은 역전과 세관을 드나들며 도매꾼들의 물건을 넘겨받아 소매꾼들에게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에 장사시간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잦은 고장과 정전으로 열차의 도착시간이 시도 때도 없기 때문에 한밤중에도 집을 나서야 하고 좋은 물건이 있다면 밥을 먹다가도 달려 나가야 했기에 김 씨는 자신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대신해 집안일을 거두고 아이를 돌봐야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가정과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아내의 일탈행위가 거듭되자 자주 다툼이 일었고 끝내는 비참한 결말을 맺게 되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싸움을 말리던 동서까지 피살되어 한 번에 두 가정이 파괴 됐다”며 “요즘은 아내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가정이 파탄 나는 간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간부가족들의 장사행위를 엄격히 단속하고 있어 당국의 눈을 피해야 하는데 간부의 아내들은 통제가 어려운 중개 장사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간부 아내들의 경우 남편의 권력을 등대고(등에 업고) 도매꾼들로부터 눅은(싼) 값에 물건을 독점할 수가 있어 매력적인 장사가 아닐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눅은(싸게) 값으로 물건을 거두어들이려는 욕심 때문에 돈 많은 중국인들이나 불법 장사를 통제하는 검열성원들의 희생물이 되어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해 3월에도 데꼬(중개장사)를 하던 시 병원 부원장의 아내가 중국장사꾼과 눈이 맞아 가정이 해체되었고 10군단 통신참모의 아내가 장사행위를 도와준 보위부 간부와 불륜을 저지르다 처벌받는 등, 장마당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북한 간부가정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