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안기관 충성경쟁, 탈북 가족 갈취

앵커: 북한의 양대 권력기관인 보위부와 보안서가 충성경쟁을 벌이면서

필요한 돈을 탈북 가족 들로부터 갈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에 정착한 김철만(가명, 35세) 씨는 얼마 전 국경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부쳐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들어 강화된 북중 공안당국의 국경통제로 연락이 뜸했던 김씨는 갑작스런 가족의 요구에 돈을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씨는 “평소 천 달러 미만으로 돈을 요구하던 가족이 난데 없이 인민폐 만원 이상 보내달라고 한다”면서 “그래야 안전할 것 같다는 가족들의 걱정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씨의 주변에 있는 탈북자들 속에서도 이 같이 거액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탈북난민운동본부의 김용화 대표는 “보위부로부터 돈을 갈취 당하는 탈북자 가족들이 최근 들어 많이 신고 되고 있다”면서 신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용화: “탈북자 가족을 이용해서 돈 뜯어먹기, 보위지도원을 옆에다 세워놓고 돈을 보내라고 (전화로)요구하면 이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한국에서 사기 맞는 탈북자들이 많아요……”

김 대표는 “평소 몇 백 달러씩 요구하던 탈북자 가족들이 수천 달러를 달라고 할 때는 의심해 봐야 한다”면서 “행불자 가족들을 상대로 한 보위부의 갈취가 날이 갈수록 노골화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용화 대표는 “북한 보위부가 이처럼 탈북 가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이유는 최근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용화: “보위부도 외화벌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제일 걱정은 9월 9일과 10월 10일

김정은 위상 올리기 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그 운동이라는 게 무슨 돈이 있어야 할게 아니 예요”

중앙 권력 기관에서 외화벌이 과제를 산하에 내리 먹이면 지방 보위부원, 보안원들은

탈북자 가족들을 쥐어짜는 식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습니다.

최근 인민보안부와 국가안전보위부가 김정은 시대에 양대 권력기관으로 부상하면서 우상화 선전에서도 쌍벽을 이루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국가안전 보위부에서 각 지방 보위부에 김정은 연구실을 꾸린다, 사적물 보존실을 꾸린다고 하면서 각 보위원들에게 건설 자재들을 부담시키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자, 담당 보위원들이 중국제 페인트와 벽지 등 고급 자재를 구해달라고 탈북자 가족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권력투쟁이 심화되는 과정에 우동측 전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주상성 전 인민보안상 등 권력기관 수장들이 교체되는 등 불안 속에서 고위층의 충성경쟁이 가열차게 벌어지는 양상입니다.

이 소식통은 “인민보안부의 한 고위간부는 장사를 하느라 외화벌이 회사에서 꾼 미화 만 달러를 갚지 못하게 되자, ‘만 달러만 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말하는 등 권력기관의 부패도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