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농촌문화사업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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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농촌을 잘 꾸릴 데 대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지원도 없이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농촌주민들은 시름만 깊어간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농촌들에서 ‘문화주택 꾸리기’ 사업이 한창이라고 여러 내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판 ‘새마을 운동’인 ‘농촌문화 사업’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지시했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농촌문화를 확립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새로 내려왔다”며 “농촌마을과 도로, 살림집들을 현대적이고 문화 위생적으로 꾸리라는 것이 지시문의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8월 중순경에 내린 이 지시로 하여 가뜩이나 농사일이 바쁜 농촌주민들은 2중, 3중의 고역을 치루고 있다며 먼저 낡은 살림집들을 모두 ‘문화주택’으로 꾸리라는 것인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농촌들마다 초가지붕을 강제로 헐어내고 있다”며 “돈이 없다는 구실로 초가지붕 교체를 하지 않고 버티는 집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기와나 판자를 구하기 어려워 해마다 농촌에는 초가집들이 늘고 있는데 이번 ‘문화주택 꾸리기’ 사업의 핵심이 이러한 초가지붕을 전부 판자나 기와로 교체하고 낡은 벽체를 반듯하게 고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지붕을 씌울 판자나 기와를 구입하는 비용은 농촌주민들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이라며 거기다 울타리까지 지정된 높이로 낮추라고 해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는 농촌에서 주민들의 불안감만 높아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농촌문화를 확립할 데 대한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도 모르는 몰상식한 처사”라는 비난이 농촌간부들과 주민들속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겉만 번듯하게 꾸려선 무엇을 하냐?”며 “농촌주민들 대부분이 시멘트를 구입하지 못해 ‘3합토’로 된 온돌바닥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합토’는 진흙과 석피레(황토), 석회석을 일정비율로 혼합한 것으로 과거 봉건시대나 살림집 바닥에 쓰이던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김정은 제1비서가 갑작스레 ‘농촌문화 사업’ 지시를 내린 배경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