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뭄막이 대책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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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가뭄막이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해 북한 당국이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좀 있으면 봄이 되는데 눈과 얼음이 녹아내린 물까지 모조리 잡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가뭄 극복을 위한 중앙의 지시 내용이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직 언 땅이 녹지도 않았는데 북한의 전국에서 쫄장과 우물, 물막이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사장 곳곳에는 '한 방울의 물이라도 헛되이 쓰지 말자!' 라는 구호가 세워져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당정치국회의에서 제시된 과업들을 관철하기 위한 종업원 총회가 오늘 열렸다"며 "제시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당면한 가뭄막이 공사가 중요하게 논의됐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당정치국회의 과업이 아니더라도 최근 중앙에서 내려 보내는 지시문의 대부분이 가뭄막이 대책을 서두르라는 내용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가뭄막이 대책으로 북한당국은 쫄장과 함께 물막이 공사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주 내려 온 '선전선동자료'에는 '올해가 백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가뭄이 드는 해'라고 적혀있었다"며 "올해 농사준비를 위해 전국의 모든 지역들에서 가뭄막이 공사가 한창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에서 '가뭄막이'는 비가 내리지 않아도 물을 저장할 수 있거나 지하에서 물을 뽑아 올릴 수 있는 일체의 공사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가뭄막이'에는 우물파기, 쫄장박기, 물막이 공사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우물파기'는 포전(밭) 가까이에 우물을 파서 밭에 물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공사를 뜻하고 '쫄장박기'는 펌프수도나 양수기를 이용해 지하에서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쇠관을 땅속 깊숙이 박아 넣는 공사를 의미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현재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가뭄막이' 대책은 '물막이'와 '쫄장박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물은 땅이 얼어붙은 데다 겨울철에는 물이 나올 수 있는 적당한 곳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설명했습니다.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가뭄막이를 강요하는 북한 당국의 처사에 대해 소식통들은 "좀 있으면 봄이 되고 눈이 녹아내리기 때문"이라며 "지금부터 물막이를 해야 봄에 녹아내리는 물을 잡아 둘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