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살인적인 거름생산 과제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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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새해 첫날부터 거름생산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이 살인적인 생산량(할당량)에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동농장들에서는 거름(인분)도둑을 막기 위해 자체 감시초소까지 설치하고 거름을 지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중, 3중의 과도한 거름생산 과제를 강제로 할당 받은 북한 주민들이 새 지도자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불만의 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거름생산을 감시하고 독려해야 할 간부들조차도 살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과제에 놀라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올해 우리 집에서 바쳐야 할 거름 량은 인분으로 계산해 2톤 6백(kg)"이라며 "그래도 우리 집은 아이들이 인민학교에 다니고 있어 다른 집에 비해 거름 생산과제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사람이 한 해 동안 생존하는데 2톤 이상의 물과 식량이 소비 된다"는 후계자 김정은의 말을 인용하면서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올해 거름생산량을 주민 1인당 2톤 정도로 잡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인당 평균 인분으로 1톤이었던 생산계획보다 배로 높아진 과제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해 매 가정세대들에 인민반을 통해 800kg의 인분을 바치도록 지시하는 한편 공장, 기업소들에서도 노동자 1인 당 1톤이라는 거름(인분)생산과제를 부과했습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노동당과 여맹, 청년동맹을 비롯한 당, 사회단체 조직별로 600kg의 인분을 바치도록 강요하면서 이 모든 과제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 전에 끝내라고 지시했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생산과제들이 인분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북한은 삼분(가축 분뇨) 300kg을 바쳐야 인분 100kg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에 인분이 모자랄 경우 주민들이 바쳐야 할 거름 생산과제는 계산하기도 어렵게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동네 변소나 공장 변소들을 다 쳐낸다고 해도 1인당 300kg의 인분을 생산하기 어렵다며 결국 인분이 없으니 가정세대들마다 인분 대신 돈을 바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름생산 계획이 배로 높아지면서 현재 북한에서 인분 1kg가격이 30원(북한 돈), 삼분 1kg에 10원인데 이를 어른 한명 당 2톤이라는 인분과제로 계산하면 6만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은 "돈으로 바치던 몸으로 때우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계획량을 맞추라"는 공장 간부들의 말을 전하며 "돈만 있으면 간단히 돈으로 다 해결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이 같이 비현실적인 과제를 강요한 당국에 대해 "일반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조차도 철이 없는 지시라고 비난한다"면서 "이런 말들이 위에 간부들을 비판하는 말 같지만 사실은 우회적으로 김정은을 원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