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았지만 화학비료가 절대 부족한 북한당국이 해외출장 관료들에게 비료구입 책임량을 강제 할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부담을 느낀 관료들이 해외출장을 미루거나 아예 출장계획을 포기한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모내기철을 맞은 북한당국이 비료부족을 타개할 길이 없자 급기야 해외출장자들에게 비료구입을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료들과 접촉이 잦은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해외출장을 신청한 관료들에게 화학비료 구입량을 강제로 할당하면서 부여된 책임량을 들여오겠다는 각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이를 지킬 자신이 없는 관료들이 계획된 출장을 아예 포기하거나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어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중국의 대방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인력을 수입하기 위해 몇 개월째 상담을 하고 있다는 중국의 한 건설회사 대표는 "북한의 담당 관료가 이달 초에 나와서 최종 계약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돌연 중국 입국을 무기한 연기했다"면서 "중국 출장자들에게 강제로 내려 매기고 있다는 화학비료 구입에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이 농사철을 맞아 이렇듯 상식 이하의 무리한 방법으로 해외출장 관료들까지 비료구입에 내몰고 있는 것은 그만큼 비료 부족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화학비료 연간 소요량은 대략 50만 톤입니다. 이중 북한에서 자체로 생산되는 비료는 연간 10만 톤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부족분 40만 톤 가량은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원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깁니다. 북한이 금년 1/4분기 동안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화학비료가 6천 5백 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수입량 2만 5천 톤의 25%에 불과합니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아 비료수급문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과도 같은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내 대북 소식통들은 현재로선 북한이 비료부족 문제에 대한 아무런 해결책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북 무역상 왕 모씨는 "요즘엔 중국도 화학비료 수요가 최대로 높아져 비료 수출을 억제하기 위해 관세를 70%까지 올렸는데 요즘엔 아예 화학비료에 한해 수출통관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화학비료가 조선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밀수 이외는 불가능한데 밀수로 나간다고 해도 그게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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