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 이북 5도민 야유회

북한을 고향으로 둔 이북 5도민들이 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원에서  야유회를 갖고 있다.
북한을 고향으로 둔 이북 5도민들이 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원에서 야유회를 갖고 있다. (RFA PHOTO/ 유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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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에서 최근 북한이 고향인 200여명의 실향민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기대되지만 하루 빨리 통일된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미국의 실향민들을 유지승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김자현 함경남도 도민회 회장: 내고향 산천도 보고 땅도 밟아 보고 싶은 것이 소원인데 나이가 차고 갈 수가 없으니까 통일이 오는 그 날을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원에서는 북한을 고향으로 둔 이북 5도민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날 이북 5도민 모임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이산가족 상봉이었습니다.

남북합의가 이뤄지면서 오는 10월 20일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개최하기로 하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북한이고향인 실향민들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미국의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이 재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해 위로를 삼을뿐입니다.

미국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개최돼도 상봉을 신청하기가 꺼려진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북한의 체제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났다는 이유로 북에 돌아가 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장: 이산 가족 신청해서 악착같이 가보고 싶은데 혹시 (북에 거주하는 가족)피해가 갈까봐 상봉하고 나면 어떤 피해를 받을까봐 감시를 받고 자유롭지 못하니까 그래서 형제분을 위해서 차라리 (하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나마 이런 야유회가 열려 실향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포를 풀고 1세와 2세들이 교류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특히 1세들은 점점 연로해 지고 있어 2세들이 힘을 키워 한반도 통일에 힘을 보태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오는 25일에는 망향축제를 열어 고향 선산에 묻힌 조상들과, 아직 살아있을 것으로 믿는 가족들을 위한 행사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북도, 황해도가 고향인 이들로 이뤄진 이북 5도민 연합회 행사에는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는데, 이렇게 모이니 헤어진 가족과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하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어 이산의 아픔, 실향의 아픔을 더욱 절감하게 했습니다.

이북 5도민 행사에 앞서 각 도 회장들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