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핀란드의 유명 여자 피겨 선수가 북한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을 맞아 개최한 국제피겨대회에 출전했다 공식 사과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의 개인 우상화에 들러리를 섰다는 비난 여론이 거셌기 때문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핀란드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즉 휘거 국가대표인 로라 레피스토 선수가 지난 주 북한에서 개막된 국제피겨대회에 참가한 뒤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결국 공식 사과했습니다.
21일 핀란드의 유력 일간지인 헬싱긴 사노마트는 2010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수상자인 레피스토 선수가 자신의 평양 대회 참가가 혼란과 고통을 불러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09년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 수상자이기도 한 레피스토 선수는 15일 개막된 제21차 백두산 국제피겨대회, 즉 백두산상국제휘거축전에 핀란드 대표로 참가했습니다.하지만 이번 대회가 지난 해 말 사망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을 기념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개인 우상화에 유럽챔피언까지 역임한 핀란드의 국가대표 선수가 이용됐다는 비난이 일었습니다.
실제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대회 개막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대회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주민들이 경모를 표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
조선중앙TV인서트
]박명철 체육상은 개막사에서 제 21차 대두산상국제휘거축전은 위대한 장군님의 영생을 바라는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나라 벗들의 달함없는 흠모의 정을 보여주는 의의깊은 축전으로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이 같은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이번 대회가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존경을 표하는 데 활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핀란드 유력 언론이 앞장서 레피스토 선수의 이번 국제피겨대회 참가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번 사안이 주요 논란 거리로 부각됐습니다.
레피스토 선수는 여론이 악화되자 이날 핀란드 피겨스케이팅협회를 통해 사과하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이 정치적 동기없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독재체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관중 앞에 서고 싶은 욕심에 북한에서 열린 피겨 축제에 참가했지만 자신의 평양행에 완전히 다른 해석과 인상이 지워져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레피스토 선수는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한국의 김연아 선수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유럽의 대표적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