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 보위부 화재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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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권력기관인 지방 보위부의 한 건물이 화재로 불탔다는 소식입니다. 전기누전에 의한 화재로 밝혀졌지만 실제 화재원인을 두고 여러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월 29일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에 위치한 도 보위부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화재로 불탄 건물은 도 보위부 본청사의 측면에 있는 3층 건물로 국경세관들을 전담하는 기관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화재현장에서 건물 내부의 방마다 걸린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건져내기 위해 불속으로 뛰어든 보위지도원 1명이 사망했다”며 “숨진 보위지도원은 훈장수훈과 함께 보위부 내에서 국가장례로 치러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숨진 사람은 건물의 방마다 설치된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구해내려고 불타는 건물에 뛰어들었다 목숨을 잃었다”며 “당국은 위급한 순간에 충성심을 발휘한 보위원의 소행을 사회적으로 널리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위부 건물이 도소재지인 청진시 ‘청진청년역’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데다 건물 앞을 가로지르는 ‘1선도로’가 중국 국경으로 향하는 라진과 회령, 무산과 연결되어 있어 보위부 화재소식은 삽시에 전국으로 퍼졌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은 화재소식에 “초상화를 구하려고 불속에 뛰어든 보위지도원은 죽은 사람의 사진과 산목숨을 바꾼 아둔하고 미련한 인간”이라고 평가하면서 “가족과 목숨을 버리면서도 숭고한 충성심을 보였다며 선전하고 있는 당국을 은연중에 비난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죽은 다음에 국가훈장이면 뭐하고 애국자면 뭐하냐며 요즘 세월에 국가수훈과 명예가 밥 먹여주냐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충성심을 보이려 목숨을 버린 보위원의 남겨진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화재당일에는 추운 날씨와 거센 바람으로 건물 전체가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였다”면서 “3층 건물의 방마다 걸린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는 물론 국경 세관관련 내부기밀문서들이 완전히 불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도보위부 화재사고를 놓고 화재가 하필이면 세관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건물이었다는 점을 놓고 사망한 보위원이 걱정한 것은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가 아니라 중요한 세관 관련 기밀문서라는 등 주민여론이 분분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도보위부 관계자들 속에서 새어 나온 것으로 화재가 순수한 전기사고가 아닐 가능성도 있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 마디로 도 보위부 건물의 화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더욱 짙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